“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내용이 깁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남편이 바람 피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네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결혼한 지 8개월 된 새댁 A씨는 “아이가 생각보다 빨리 찾아와 이제 임신 5개월이 된 임산부이기도 하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결혼 전에도 가리는 음식이 많고, 입이 짧았던 A씨는 임신을 한 뒤 입덧도 심하게 앓았고, 또 여자로서의 내가 없어진다는 생각에 점점 우울증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남편 B씨는 그런 A씨를 안쓰러워하며 남편으로서의 도리는 다했다고. 그런데 남편은 A씨가 임신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계속해서 야근을 하게 되었다.
A씨는 외벌이에 매일 야근하는 남편이 고생하는 것 같아 입덧을 견디며 매일 정성스럽게 아침, 점심(도시락), 저녁을 준비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저녁 반찬들은 그 다음날 아침으로 먹을 수밖에 없었다. 남편이 매번 야근을 하느라 집에서 저녁을 먹을 수 없었기 때문.
그러던 중 A씨는 점점 의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월초와 말에 바쁜 건 이해하지만 그전에는 이 정도로 야근이 잦았던 적은 없었고, 야근을 하고 난 후에도 A씨와 함께 저녁을 같이 먹었기 때문이다. 또한 승진을 한 것도, 일이 달라진 것도 아닌데 갑자기 늘어난 업무량이 그녀는 이해되지 않았던 것.
A씨가 이토록 저녁을 중요하게 여기는 건 A씨 부부만의 약속이었기 때문이다. 그날 하루에 힘들었던 일들을 서로에게 풀어놓으며 위한을 삼는 하나의 중요한 약속과도 같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일상이 틀어져버렸고, 결국 남편을 의심하게 된 A씨는 그를 미행하기 시작했다. 남편의 회사 앞에서 차를 기다리다 쫓아갔지만 번번이 놓치며 혼자 집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점점 남편에 대한 불신이 쌓이고, 이는 곧 아이에 대한 원망으로 돌아갔다. 스트레스로 A씨의 몸은 점점 말라갔고, 양수가 부족하다는 말까지 들어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A씨는 남편이 평소 어디에 가는지를 알아내고 큰 충격에 휩싸이게 됐다. 그곳은 다름 아닌 시댁이었던 것.
이에 시댁의 초인총을 누른 B씨. 그녀는 자신의 얼굴을 보고 표정이 급격하게 굳어가던 시누이에게 “남편이 야근을 한다고 해서 혼자 밥 먹기 싫어 왔다”라고 핑계를 댔다.
A씨 눈치를 살피기에 급급한 시누이를 뒤로하고 집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남편의 모습과 함께 상다리가 휘어질 만큼 많은 음식들이 차려져 있었다. 이때 함께 집에 있던 시부모님도 A씨를 보며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남편에게 “왜 여기 있느냐”라고 묻자, 그는 “미안하다”라는 말고 함께 고개를 숙였다.
결론을 말하자면, 남편은 A씨가 임신하고 입덧을 시작한 이후로 거의 매일 시댁에 들러 밥을 먹고 왔던 것. 처음 시어머니가 집에와 식사를 하자고 했을 때 입덧을 해 먹지 못하는 A씨가 너무 안쓰러워 자기 혼자만 오던 게 가족과의 약속처럼 굳어졌다는 것이다.
이 말에 A씨는 “매일같이 고생하는 남편을 위해 빨래집게로 코를 막고 마스크를 써가며 밥을 했는데 결국 혼자서 쓸쓸하게 밥을 먹게 되던 날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1시, 2시가 넘어 도착한 남편이 안쓰러워 외롭고 서운했던 것들을 말할 수 없어 괴로웠던 그때 남편은 가족들과 즐겁게 있었던 걸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라고 당시 상황들을 털어놨다.
그녀는 “요즘 남편이 야근이 잦아서 기운이 없는 것 같다고 말하니, 밥이라도 잘 챙겨주라던 시어머니. 여자가 생긴 것 같다는 말에 걱정할 필요 없다던 시누이. 모두 한 패, 한 가족이었는데 나 혼자만 이방인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눈물을 참을 수 없어 정신없이 운전을 해 지방의 친정으로 간 A씨. 친정에 와 말없이 우는 것만큼 불효는 없겠지만 지금 가장 의지하고 싶었던 게 가족이고, 혹여 상처를 받으실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던 그녀.
마지막으로 A씨는 “내가 너무 예민한 건가. 지금 이혼을 생각할 정도로 너무 막막하기만 하다. 남편과 시댁을 이해했어야 했던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고민을 토로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글을 읽으면서 가슴이 먹먹하네요”, “그 배신감 무슨 말로 표현하겠어요….”, “진짜 화가 난다. 남편 바람난 줄 알고 끙끙댔던거 새벽까지 일하는 줄 알고 본인이 의심하는 거 미안해한 거 생각하니 내마음이 다 미어진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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