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우리의 지나친 관심이 화를 부를 수도 있고, 누군가의 행복을 짓밟을 수도 있다
평범하던 한 인간의 삶이 미디어에 노출되며 파괴된 전례들이 있다. 바로 과거 인기리에 방송된 KBS2 ‘인간극장’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산골 소녀 영자씨 처럼 말이다.
인간극장에서 소개한 영자씨는 학교에 다니지 않고, 아버지와 단둘이 강원도 삼척 산골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소녀였다.
방송이 전파를 탄 이후 문명에서 떨어져 순박하게 살아가던 영자씨에 대한 대중들의 호감은 커져갔고, 그녀는 CF를 찍기도 했다.
이어 학교도 나오지 못한 영자씨에게 검정고시를 보게 해주는 등 후원자까지 생겨났다. 이렇듯 행복에 부풀어 있는 것도 잠시.
CF와 각종 후원금을 노리고 찾아온 강도에 그녀의 아버지는 비극을 맞이했다.
또한 영자씨 역시 당시 서울로 올라온 뒤 후견인에게 광고출연료를 빼앗기고 정신적, 유체적으로 학대를 당한 것으로 밝혀져 연이은 충격을 자아내기도 했다.
결국 속세와 연은 끊고 절로 들어간 영자씨는 기존의 이름을 버리고 ‘도혜’라는 법명을 받아 스님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부족 살림사리지만 누구보다 평범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던 이 부녀에게 누가 이런 몹쓸짓은 한것인가.
대중들의 지나친 관심이 불러온 화. 이 같은 사례는 또 있다.
과거 유승호를 아역스타로 만들어준 영화 ‘집으로’에 출연했던 김을분 할머니는 영화가 큰 인기를 모으자 전국의 강도와 절도범들이 산골 할머니의 집 주변을 배회하며 재산을 노리고 위협해 결국 자식들의 집으로 상경하는 일도 있었다.
이어 영화 ‘맨발의 기봉이’가 히트하자 실제 모델인 엄기봉씨에 대한 관심과 함께 후원자들이 늘어났고, 이 과정에서 주변인들이 돈을 빼내기위해 사기행각을 벌이는 등의 일도 발생했다.
그들이 진정으로 원했던 것은 대중들로 인해 풍요로운 삶을 누리는 것이 아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소소하게 살아왔던 모습 그대로를 인정해주고 멀리서 남아 응원해주는 것. 그뿐이었을지도 모른다.
온라인 이슈팀 <제보 및 보도자료 editor@postshare.co.kr /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