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 軍 문제로 평생 발목 잡혀야 하나

2016년 9월 20일   정 용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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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엔터온뉴스/SBS 현장방송 21/세븐 공식 페이스북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2000년대 중후반 ‘와줘’, ‘열정’, ‘디지털 바운스’ 등의 히트곡들로 비와 함께 정상급 남성 솔로 가수로 군림했던 가수 세븐. 하지만 지난 2013년 군복무 도중 마이티마우스 상추와 함께 강원도 춘천의 한 안마 시술소를 출입하는 장면이 SBS 시사고발프로그램 카메라에 포착된 후 그의 이미지는 한순간에 추락했다.

결국 이 사건으로 인해 세븐은 영창 10일 징계를 받았고, 연예병사 제도 또한 폐지됐다. 지난 2014년 12월 전역한 후에도 한동안 공식 활동을 자제한 채 조용히 지냈다.

이런 가운데 지난 9일 오전 세븐이 안마방 논란에 대해 3년 만에 입을 열었다. 근무지 이탈은 명백한 본인의 잘못이지만 많은 이들이 말하는 것처럼 나쁜 행동(성매매)은 절대 하지 않았고, 그럴 의도로 안마 시술소를 출입한 게 아니라는 해명이었다.

상추와 세븐은 당시 태국-중국 전통마사지 업소 두 곳을 먼저 방문했지만 영업이 끝나 문제가 된 장소로 갔다. 하지만 그곳이 불법 안마시술소라는 사실을 알고 난 후 바로 밖으로 나왔고, 그 모습이 SBS 카메라에 포착된 것이다.

세븐이 억울해하는 점은 앞서 태국과 중국 전통마사지 업소를 찾았던 장면은 방송에 나오지 않아 처음부터 성매매 의도를 갖고 안마시술소를 들어간 것처럼 대중이 오해하게 만든 것이다. 세븐과 상추가 먼저 전통마사지를 받으려 했다는 증거는 업소 CCTV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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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의 해명에 일부 누리꾼들은 ‘억울했으면 그때 말하지 그랬냐’, ‘건전 마사지 업소인지 퇴폐 마사지 업소인지는 간판만 보면 구별할 수 있다’며 여전히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당시 상황은 세븐이 공개적으로 해명할 수 없던 분위기였다. 이미 여론은 그를 성매매 범으로 낙인찍었고, 어떤 말을 한다한들 역효과만 날 게 뻔했다. 게다가 세븐은 자대배치 받은 지 얼마 안 된 이병이었다. 자신이 앞장서서 억울함을 호소할 수 있는 ‘짬’이 아니었다.

또, 대부분의 퇴폐 마사지 업소가 인적 드문 외진 곳에 있다면 당시 두 사람이 방문했던 안마시술소는 춘천 시내에 위치한 상가 건물에 자리 잡고 있다. 간판도 홍등이 아닌 흰색 배경에 검정색 글씨로 심플하게 쓰인 일반적인 간판이었다. 춘천 시민이 아니었던 세븐과 상추가 이를 구별할 수 있었을 리가 만무하다.

물론 세븐과 상추가 근무지 이탈을 한 행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뿐만 아니라 일명 ‘꿀 보직’이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혜택을 받았던 연예병사가 이러한 일에 휘말리면서 일반 현역 장병들을 허탈하게 만들고, 군인의 품위를 훼손시킨 것 또한 두 사람의 잘못이 빚은 결과다.

그럼에도 현재 이들에게 쏟아지는 비난이 가혹한 건 이미 저지른 잘못에 대한 대가를 충분히 치렀기 때문이다. 영창에 다녀오면서 전역도 늦게 했고, 자신들 때문에 연예병사 제도가 사라지면서 동료 병사들이 야전 부대로 뿔뿔이 흩어진 것에 죄책감도 많이 느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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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논란이 발생한지 3년이 흘렀지만 대중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단 한 번의 과오로 인한 죗값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이미지가 생명인 연예인들에게 너무나도 혹독하다.

한상덕 대중문화평론가는 “연예인이든 비(非)연예인이든 똑같은 잘못을 했다면 그에 합당한 처벌이 이뤄져야 하는데 유독 연예인에게 잣대가 과하다”며 “연예인은 종교인도 아니고 대단한 철학자도 아닌 일반적인 인간일 뿐이다. 비판이라는 건 그 사람의 발전을 위해 하는 건데 저지른 잘못의 무게보다 훨씬 가혹한 비난을 하는 게 의미와 가치가 있는 행위인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죄에도 경중(輕重)이 있다. 군복무 중 근무지를 이탈한 행위를 정당화할 수 없지만 인명피해를 입힐 수 있는 음주운전이나 폭력 사고를 일으킨 것도 아니다. 이미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세븐이 전역한지도 벌써 2년 가까이 돼간다.

세븐은 최근 배우 이다해와의 열애를 인정했고, 다음 달에는 새 앨범과 함께 컴백을 앞두고 있다. 이미 죗값을 치를 대로 치른 세븐에게 계속 과오를 걸고넘어지면서 사생활과 본업에 지장을 주는 건 또 다른 의미의 폭력이자 가혹행위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meanzerochoi@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