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은 말 했더니 기가 세다고???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새치기한 할아버지 제지했다가 기세다고 욕먹은 썰’ 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 A씨는 “10년 전 일본에서 유학생활하던 저는 오랜만에 한국에 갔습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밤 비행기였는데 꽉 찬 상태. 인천공항 내려서도 입국심사 건 버스 건 사람이 많아 줄을 한참 서야 했어요. 밖에 나오니 깜깜한 심야”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서울행 버스표를 구매해 기다리던 A씨 뒤로 한국인, 외국인 할 것 없이 서서히 줄을 스기 시작했다.
버스가 들어올 즈음 어디선가 술 냄새를 풍기던 할아버지 B씨가 대학생쯤으로 보이는 여학생 두 명을 데리고 A씨 앞으로 오더니 “여기 서~ 이제 버스 온다. 서~ 서~”하고 새치기를 하기 시작했다.
뻔뻔함에 당혹스러운 A씨는 B씨의 어깨를 치며 “저기요. 몇십 분 줄 서고 있어요. 뒤로 가세요”라고 한소리 했다.
그럼에도 B씨는 A씨의 말은 무시한 채 그대로 서있었다.
화가 난 A씨가 “저기요~ 할아버지, 학생들. 여기 줄 안 보이세요? 저뿐만 아니라 뒤에 사람들도 이 버스 타려고 계속 기다리고 있다고요. 만석 돼서 못 타는 사람도 있을 것 같은데 세분 때문에 버스 놓치게 되는 사람은 뭐가 됩니까? 뒤로 가서 서세요”라고 말하자, B씨는 “내가 제일 처음에 줄 서고 있었는데 잠깐 저~기 다녀온거야”라고 거짓말을 하기 시작했다.
할아버지의 행동에 같이 온 학생들이 쭈뼛거리며 뒤로 물러나려던 찰나 B씨는 “공항 직원”이라며 끝까지 진상을 부리기 시작했다.
이에 A씨는 격앙된 목소리로 다시 한번 뒤로 갈 것을 요청했고, 세 사람은 마지못해 뒤로 가는 듯했으나 어중간한 줄 옆에 서서 머뭇거렸다고.
A씨를 화내게 하는 일은 그 뒤에도 계속됐다. 일행을 물리친 A씨가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하던 순간, 뒤에 있던 커플 중 남자가 일본어로 “거봐. 한국 여자 기세지?”라고 말을 했다는 것.
“한국 남자, 일본 여자 커플 같았는데, 제가 못 알아듣는 줄 알았나 봐요. 그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돌아보며 째려보니 ‘얘 뭐지?’ 하는 표정으로 절 쳐다보던 커플..”
A씨는 보란 듯이 전화기를 꺼내들어 당시 사귀던 일본인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일본어로 통화를 시작했고, 문제의 커플은 꿀 먹은 벙어리처럼 서있었다.
새치기 당한 것도 분한 데다가, 잘못한게 없음에도 불구 기세단 소리까지 들은 A씨는 결국 남모르게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버스에 올라타 창밖을 보고 있던 도중 어정쩡하게 줄을 서 있던 B씨 일행이 중간쯤 치고 들어와 아무렇지 않게 버스에 오르는 걸 본 A씨.
그녀는 “덕분에 뒤쪽에 있던 외국인 일행은 타지 못했고요. 한소리 하고 싶었지만.. 한일커플에 무안 당한거, 그 실랑이를 벌이는데 아무도 도와주지 않고 있던 사람들. 모든 게 속상해서 자리에 앉아 그냥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기 센게 어때서. 할 말도 못하고 빌빌거리면서 자기주장 굽히고 티도 못 내고 사는 것보단 훨씬 나아요”, “잘하셨어요. 그들 중 누구보다도 용감하셨어요”,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뒤에서 기세다고 욕이나 하고.. 한심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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