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 근무하는 임신한 간호사에게 방사선 쬐라는 상사

2016년 10월 10일   School Stroy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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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BS2 ‘굿닥터’ 캡처(기사내용과 무관) 및 네이트판>

“앞으로 임신한 간호사들도 씨암쓰는 수술, 포르말린, 무거운 세트 사용 수술에 다 들어가게 할 겁니다. 배려 안 해줍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수술실 근무하는 임신한 간호사에게 방사선 쬐라는 상사’라는 제목의 사연이 게재됐다.

서울의 한 병원 수술실에서 근무하는 임신한 간호사라고 밝힌 A씨는 “수술실 근무 경력은 5년차 이지만 처음 발령받은 과가 안 맞아서 일단 발령받은 부서에서 근무하면 로테이션 1년 기다리다 퇴사하고 재입사 한 것까지 하면 이 병원에서 근무한지 6~7년 가까이 되었네요”라고 운을 뗐다.

그녀는 “다들 수술실 간호사라 하면 생소하겠지요. 수술의 전 과정을 알아야 하고 해부학 구조를 다 알아야 하며 수술 시작과 끝까지의 과정에 필요한 전기구와 소모품 장비 이것들의 사용법 등 이 밖에 많은 지식이 요구되는 직업이죠”라고 설명을 이어나갔다.

해당 병원을 다니며 결혼은 물론 최근에는 임신까지 성공했다는 A씨. 하지만 A씨는 남다른 고민이 있었다. 앞서 근무중에 임신한 선생님만 4명이었지만 이들은 모두 힘든 업무량으로 모두 유산하고 퇴사를 하는 과정을 밟게된 것.

오랜 고민 끝에 A씨는 상사 B씨에게 임신소식을 알렸고, 그녀는 “그래, 나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방사선 쬐는 수술에도 거리낌 없이 씨암복(방사선 차단해주는 납으로 된 앞치마) 앞뒤로 입으면서 수술 들어가고 그랬지. 호호호 이제는 시간이 흐르고 트렌드가 바뀜에 따라 내가 거기 맞춰가야지”라고 의외의 반응을 보였지만, 역시나 말은 말뿐이었다.

8~9kg의 세트를 옮겼다 날랐다 해야 하는 수술에 A씨 이름. 에이즈 수술에 A씨 이름. 자연유산이 되어 자궁 긁어 내는 수술 유산에 A씨 이름.방사선 쬐는 수술에 A씨 이름.

트렌드에 맞춰 따라가주겠다는 B씨는 온데간데없었고, 오히려 의사들이 B씨를 배려해 주었다고.

이렇듯 챙겨주지는 못할망정 대체 인력이 충분히 있음에도 힘든 수술 스케줄에 A씨의 이름을 빼놓지 않고 넣거나, 복무규정에 명시돼 있는 한 달에 한 번 있는 산전검사도 병가 처리고 갈 수 있지만 무조건 연가를 쓸것을 요구했다고.

임신 초기에 온 갖 수술에 들어가다 출혈이 있어, 유산방지주사 맞고 2주 동안 병가를 받고 다시 출근한 A씨에 B씨는 “내가 회사 사장이라면 여자 안 뽑겠다. 이런 거 챙겨줘야지 저런거 챙겨줘야지 너라도 여자 안 뽑겠지?”라며 비아냥 거리기 시작했다.

더럽고 치사해 병원 일을 그만두려 했지만, 어렵사리 대학공부 시켜준 부모님과 지금까지 쌓아온 커리어를 버릴 수 없었던 A씨.

생각지도 못한 업무량에 스트레스받다 얼마 전 임신 8개월에 조산기가 있어 절대 안정하라는 진단을 받고 4주간 쉬게 된 A씨.

더욱 황당한 것은 동료 선생님에게서 온 연락. 그녀는 B씨가 아침 미팅시간에 “앞으로 임신한 간호사들도 씨암쓰는 수술, 포르말린, 무거운 세트 사용 수술에 다 들어가게 한다. 배려 안 해준다”라고 으름장을 놨다는 것.

A씨는 “그 위치에 그 정도 경력이면 자기 식구인 간호사를 보호해줘야 하는 게 맞지 않나요?”라며 “여자 상사고 저랑 동갑의 딸이 있고 워낙 독불장군에 자기 말이 법이고 사람 귀한지 모르는 사람이라 진짜 따끔하게 쏘아붙이고 싶네요”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상사한테 뭐 미운털 박힌 거 없나요?”, “임신한 부하직원한테 어떻게 이렇게까지하지?”, “그럼 간호사는 평생 임신 못하겠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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