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허물없이 가깝게 지낸 모녀는 너무나도 많이 닮아 있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딸은 엄마 팔자를 닮는다는 말이 있는 이유’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이는 지난 7월 방송된 MBC 스페셜 1부 ‘착한 내 딸의 반란’, 2부 ‘엄마처럼 안 살아’ 중 2부에서 방송된 내용을 캡처한 것으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
‘MBC 스페셜’은 가족의 진정한 의미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허물없이 가깝다고 하는 사이 엄마와 딸에 대해 전했다.
하지만 사랑과 헌신의 관계이자 화기애애한 사이인 줄 알았던 우리 사회 모녀 사이는 생각보다 심각한 갈등을 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딸은) 엄마가 하는 행동을 다 따라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가장 대표적으로 여자아이들이 엄마 화장품 바르고 높은 힐 신고 쫓아가거나 때로는 자신의 인생의 가치라든지 양심, 철학 같은 것도 은근히 배여서 만들어지는 게 동일시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엄마가 아이들하고 있을 시간이 아무래도 많다. 그런데 남자아이는 엄마를 동일시하지 않는다. 여자아이가 엄마를 쫓아가게 되고, 동일시하게 되고 같이 시간을 가지면서 성장하기 쉽기 때문에 그렇다”라고 덧붙였다.
엄마와의 갈등을 겪는 대부분의 딸들은 ‘난 엄마처럼 안 살아’라고 말한다. 여기서 더해 엄마처럼 될까봐 자식을 낳지 않으려고 까지한다.
안타까운 것은 그런 모녀 관계의 근저엔 엄마들의 ‘딸은 나처럼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소망 혹은 소망으로부터 비롯된 왜곡된 기대 그리고 엄마의 굴곡진 삶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착한 딸, 친구 같은 딸’이라는 미명 하에 사회적으로 해소되지 못한 가부장제의 상흔이 온전히 딸을 통해 감정적으로 해소되고 있는 우리 사회 왜곡된 관계의 구조가 현실의 모녀 갈등을 빚는다고 짚는다.
결국 가부장의 무게를 온전히 감당해왔던 우리 사회 모녀 관계가 비명을 지르는 것이 오늘날의 모녀 갈등인 것이다.
제아무리 착한 딸이라도 딸이 엄마 삶의 피난처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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