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입수] “그들은, 거의 무직”…장시호와 사촌들, 화려한 과거
[Dispatch=서종열기자] 우리는 (몰랐지만), ‘순실’의 시대에 살고 있었다. 그게 ‘최순’은 아니지만, 그들이 뒤흔든 4년은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절대 그래선 안되지만, 혹시 그래도 될 만한 사람들일까? 예를 들어, 지식이 깊거나, 식견이 넓거나, 인품이 뛰어난….
최태민의 2세, 그리고 3세들을 아는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그들은 거의, 무직이나 다름없습니다.”
특별한 직업이 없었다는 것. 무엇을 ‘창조’하고 ‘융합’한 사람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물론 모든 최 씨 일가가 그런 건 아니다. 최순천 패밀리는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잘 놀고, 잘 쓰고, 잘 싸우고…. 무서울 게 없어 보였습니다.”
‘디스패치’는 최태민 2세와 3세의 실체를 취재했다. ‘초이’ 패밀리와 가까운 거리에서 어울린 사람들을 여러차례 만났다.
물론 이들의 증언이, ‘국정농단’의 본질은 아니다. 한 마디로, ‘가십’에 가깝다. 그래서 더 서글픈 것도 사실이다. 대한민국을 농락한 사람들의 수준이라는 게….
<여기서 잠깐, 배경지식>
故 최태민 씨는 임선이 씨를 5번째 아내로 맞았다. 임 씨가 前 남편 사이에서 낳은 딸이 최순영. 최태민과 재혼해서는 순득, 순실, 순천을 얻었다.
다음은 3세. 최순영의 아들은 이병A(39)와 이병B(36). 최순득은 장승호(38)와 장시호(37)를 남매로 뒀다. 최순실의 딸은 정유라(20). 최순천의 자녀는 서애덕(33)과 서현덕(29)이다.
◊ 장시호, 압구정 가십걸
신사중학교 출신인 A씨를 만났다. 장시호(장유진)에 대한 기억을 물었다. 그는 짤막한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장유진은 같은 반 친구를 엄청 괴롭혔습니다. 머리카락에 껌을 붙이기도 하고. 그 친구 부모님이 항의도 했어요. (장)유진이 때문에 학교를 다닐 수 없다고.”
하지만 학교를 떠난 건, 피해자였다. 그 어떤 항의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A씨는 “결국 유학을 선택했다”면서 “장유진은 중학교 시절에도 무서운게 없었다”고 말했다.
요즘으로 말하면, ‘일진’에 가까웠던 셈이다.
“장유진 주위에 (노는) 오빠들이 있어요. 오빠들이 ‘쟤 귀엽더라’고 하면, 꼭 그 애를 괴롭힙니다. 그땐 박근혜 이야기는 없었어요. 그냥 건물주 딸로 통했죠.” (A씨)
장시호는 현대고등학교를 진학했다. 1학년 1학기 성적은 가·가·가·가·가·양(교련)·가·가·양(음악)·가·가·미(미술)·가·가·가·가·가. 학급석차로 따지면, 1학기 52등 2학기 53등이다.
앞서 언급한 신사중 일화, 이어지는 현대고 성적. 중고 시절, 흔히 볼 수 있는 ‘문제아’의 전형이다. 그러나 장시호는 말을 타고 연세대학교에 진학했다. 지금에야 특혜입학 논란이 일고 있다.
◊ 장시호, 주위의 남자들
장시호와 친했던 B는 그녀의 남자들에 대해 말했다. 그가 사귄 사람, 친한 사람 등에 대해 들려줬다. 그 중에는 운동선수도 있었고, 재벌 2세도 있었다. 연예인 절친도 당연히 존재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조직폭력배였다. 광주 D동 출신 건달들과 친하게 지냈다는 것. 장시호의 2번째 에피소드는 바로 이 건달과 관련돼 있다.
“다른 뉴스에서 본 적이 있어요. 건달을 동원해 정유라의 (신림동) 남자를 협박했다는 기사요. 아마 맞을거에요. 장시호는 광주 건달과 친분이 있거든요.”
B는 장시호의 과거 연인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시호는 사업가 X와 만난 적이 있다. 하지만 가족들은 심하게 반대했다. X의 집안 환경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최순득 자매는 건달을 동원해 X를 협박했다. 장시호도 가만히 당하진 않았다. 자신과 친한 건달을 이용해 맞섰다. 물론 X는 이 상황에 질려 결별을 선언했다.
“참 재미있죠? 조폭을 이용해 유라 남친을 협박했다는 뉴스요. 자기(장시호)도 그런 식으로 헤어졌으면서 말이죠.”
더욱 아이러니한 건, 장시호의 결혼이다. 집안의 반대로 X와 헤어지고 K와 결혼했다. 그러나 이 결혼은 시작과 동시에 실패로 돌아갔다.
2006년 결혼식에 참석한 한 지인의 이야기다.
“신라호텔 야외에서 했습니다. 아주 거창하게 식을 올렸죠. 반대로 돌잔치는 서초동의 한 카페에서 열렸어요. 남편은 당연히 안왔습니다.”
◊ 장시호, 음주가무~퀸
장시호에 대한 정의를 부탁했다. 그녀의 지인은 주로 음주가무를 이야기했다.
“거침이 없었다.”
문제는, 노는 것에 거침이 없었다는 것. 밤낮을 가리지 않고 가라오케를 애용했다는 후문. 당시 그는 압구정 T가라오케를 자주 이용했다고 한다.
“낮술을 좋아합니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아요. 대낮에도 가라오케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문을 열라고 합니다. 워낙 단골이니까 (업소도) 그 정도는 이해해줬고요.”
장시호와 모친 최순득이 뭉치면, 파워는 배가 됐다. 이는 현대아파트 및 인근시장 관계자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한 주민은 “최순실과 최순득 모녀의 갑질은 이미 기사로 많이 나왔더라”면서 “별 일도 아닌데 항상 소리를 쳤다. 한 마디로 안하무인이었다”고 말했다.
“최순득과 장시호가 Y의원에서 비타민 주사를 자주 맞았어요. 예약없이 찾아오고, 새치기는 일쑤였어요. 그러다 다른 주민과 시비가 붙었는데, 그때 명언을 남겼습니다.”
이 주민은 당시 최순득 모녀의 멘트를 잊을 수 없다며 말을 이었다.
“법대로 하자고? 경찰 불러. 경찰 오면 우린 더 좋아” (최씨 모녀)
그들은 동네 시장에 단골 옷집을 여러군데 두고 있었다. 놀라운 건, 시장표 옷과 신발 등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입혔다는 전언. 물론 해당 가게 주인은 “큰일 날 소리 하지 마라”며 입을 닫았다.
하지만 또 다른 주민도 관련 이야기를 알고 있었다.
“옷집 사람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최순득이 물건을 사갔는데, 며칠 뒤에 박 대통령이 하고 나왔다고. 자기들은 명품을 입고, 대통령에겐 시장표를 입힌거죠.”
◊ 장승호, 극과 극의 남매
최태민 3세들과 밀접하게 지냈다는 C씨. 그는 오빠 장승호와 동생 장시호를 남매같지 않은 남매로 표현했다. 서로가 서로에게 데면데면했다는 것.
“두 사람은 전혀 스타일이 달라요. 장시호가 화려하다면, 장승호는 소박(?)해요. 예를 들어 장시호가 명품으로 치장하면, 장승호는 청바지만 입는 식이죠.”
장시호는 오히려 최순영의 아들인 이병A, 이병B, 최순천의 막내인 서현덕과 친했다. 그녀는 오빠의 평범함을 이해 못했고, 장승호는 여동생의 기를 감당하지 못했다.
장승호가 한국에 오지 않는 이유 중 하나도 ‘시월드’에 있다.
“역시나 집안의 반대가 심했습니다. 장승호의 눈에는 ‘시월드’가 뻔히 보였을겁니다. 그래서 (아내와 함께) 한국에 오지 않는거죠. 물론 다른 이유도 있지만….”
장승호는 지난 2007년 결혼을 했다. 부인은 항공사 지상직 출신. 그는 결혼 이후 베트남에 갔다. 지금까지 알려진 것, 즉 최순실의 영향(유치원 사업)으로 베트남을 찾았다는 건 잘못된 정보다.
장승호의 측근에 따르면, 그는 2008년 베트남에서 건설업에 뛰어 들었다. 하지만 한인 교포에게 투자 사기를 당했다. 초반에 들고간 돈을 모두 날린 것.
이때, 최순득과 최순실이 나섰다. 그들은 사기를 수습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장승호는 이듬해 호치민 푸미홍에 국제유치원(LGIK)을 차렸다.
“절대 겉으로는 인정하진 않겠죠. 그러나 속마음은 ‘시월드’를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실제로 (와이프는_ 시어머니와 시누이를 감당못한다는 이야기를 했고요. ”
◊ 장승호, 시계와 유치원
2013년 9월 13일, 장승호가 자신의 비밀 SNS에 한 장의 사진을 올렸다.
“박근혜 대통령님의 베트남 방문. 7박 8일간 고생하셨습니다.” (장승호)
멘션 아래에는 박근혜 이름이 적힌 청와대 시계가 인증샷으로 첨부돼 있었다. 장승호와 박근혜 대통령, 단순히 한인 사업가와 모국 대통령의 형식적인 만남일까.
지난 2013년 6월, 전대주 씨가 제10대 베트남 대사로 임명된다. 그는 당시 베트남 현지에서 한국인의 법인 설립을 돕는 컨설팅 업체를 운영하고 있었다.
동시에 전대주는 장승호의 후견인 역할을 했다. 그는, 장승호가 호치민 푸미홍에서 유치원을 차리는 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다 뜬금없이 대사의 자리에 오르게 됐다.
장승호의 한 측근은 또 다른 이야기도 꺼냈다. 이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의혹이다.
“사실 장승호는 유치원 사업보다 부동산으로 더 큰 재미를 봤습니다. 마침, 포스코 건설이 (장승호가 투자한) 푸미홍 지역에 아파트를 짓죠. 땅값이 10배 이상 올랐다고 하네요.”
그는 ‘마침’이라는 수식어를 썼다. 실제로 포스코는 장승호의 유치원(리틀지니어스) 근처에 초고급 아파트를 건설중이다. 장승호의 유치원 가치도 덩달아 치솟았다.
장승호의 학창 시절 지인은, 그를 “온순하지만 공부에 소질이 없는 친구”로 기억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갔습니다. 공부를 잘하진 못했어요. 도피성 유학이라 할까요? 그런 친구가 베트남을 움직였네요.”
이 또한, 정유라의 의문의 1승(능력없으면 너네 부모를 원망해)일까.
◊ 최순영 子, 이병A와 이병B
지금부터는, 알려지지 않은 2명의 이야기다. 최자매의 맏언니, 최순영의 두 아들이 주인공이다.
이병A와 이병B. 이 형제는 장시호와 유독 가깝다. 그들의 비슷한 기질때문이다. 공부를 지독히 싫어하고, 놀기를 유달리 좋아한다는 것.
“따지고보면, 이병A와 이병B, 장시호는 특별한 직업을 가진 적이 없어요. 특기가 ‘부모님 돈쓰기’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니까요. 일은 한 적이 없는데 늘 현금을 펑펑 씁니다.”
그때, 심심찮게 들렸던 루머가 ‘박근혜 라인’이었다.
“이상하게 생각할 수 밖에 없죠. (직업도 없는데) 비싼 차를 타고, 좋은 옷을 입고, 돈도 아낌없이 쓰고요. 그럴 때 주위에서 ‘최태민 집안이야’, ‘박근혜 라인이지’라는 소리를 했어요.”
형제의 씀씀이를 볼 수 있는 단적인 예, 바로 생일파티다. 한 지인은 “이병B는 1,2부로 나눠서 파티를 한다”면서 “청담동 라운지바에서 생일 술값으로만 1,000만 원 이상 썼다”고 전했다.
이들은 최고급 자동차를 타며 청담동 일대를 휘저었다. 이병B는 국내에 미출시된 스포츠카를 먼저 수입해 타기도 했다. 미국 번호판을 단 채, 속도 카메라를 비웃었다.
이병A는 미인대회 출신 모델과 결혼했다. 이병B는 우여곡절(?) 끝에 지난 6월 결혼했다.
◊ 이병A·B, 남아 있는 손발?
사실, 이병A와 이병B는 최씨 일가 중 아직 범죄혐의가 특정되지 않았다. 어떤 식으로 개입됐는지 연결고리가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 두 사람을 주목해야 할 가치는 분명하다.
우선 최순영의 큰 아들 이병A. 그는 최순실이 입국할 당시, 비밀 수행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병A는 최순실을 픽업했고, 엘루이 호텔을 예약했다.
이병A의 친구(김한수)는 박근혜 대통령의 선거캠프에서 댓글부대를 운영했다. 이후 청와대 홍보수석실 선임 행정관으로 발탁됐다. 최순실에게 태블릿 PC도 전달했다.
동생인 이병B는 장시호의 오른팔이다. 그는 유령회사인 ‘K아트센터’를 만들었다. 이 회사는 미르재단의 비자금 창구로 의심받고 있다. 단, 실행에 옮기기 전에 국정농단 사건이 터졌다.
이병A와 이병B는 일정한 직업이 없다. 신분, 특히 얼굴이 전혀 노출되지 않았다. 반대로 말하면, 이는 세간의 시선을 따돌릴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다.
일각에서는, 두 형제가 증거인멸의 비밀(혹은 열쇠)이라는 의혹을 보내고 있다. 실제로 최순실 압수수색 당시, 금고는 이미 텅 비어 있었다.
다음은 이들 가족 관계에 정통한 사람의 증언이다. 그는 사진도 함께 제공했다.
“두 형제는 장시호와 아주 가깝습니다. 이종사촌 중에 제일 돈독해요. 서로를 무척 챙겼죠. 형이 최순실의 귀국을 도운 것도, 동생이 유령회사도 만든 것도 이런 관계에서 비롯됐습니다.
[출처=//www.dispatch.co.kr/6096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