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주의자인 P.T 바넘을 미화하기 위해서 실제 위인을 폄하한 영화가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실존 인물을 미화하기 위해 실존 인물을 폄하한 영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누리꾼들에게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2월 20일 개봉한 휴 잭맨 주연의 ‘위대한 쇼맨’이 인종차별주의자로 평가받는 P.T 바넘을 미화한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위대한 쇼맨’은 가진 것 없는 비천한 백인 남자 ‘바넘’이 흑인, 여성, 장애인 등 소수자를 모아 공연을 시작하고 크게 성공하는 과정을 그린 뮤지컬 영화다.
하지만 영화 속 실제 모델인 P.T 바넘은 북미에서 유명한 인종차별주의자이자 여성, 장애인, 동물 학대를 저지른 비윤리적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가 벌인 것으로 알려진 ‘프릭쇼'(Freak Show는) 남과 다른 외모를 가진 사람이나 동물을 흥미 위주로 전시하는 공연을 말한다.
더 가디언은 “휴 잭맨의 새 영화는 P.T 바넘은 ‘쇼맨’의 폭력적인 인종차별주의를 지워버린다”는 기사를 통해 “선천적인 장애를 가진 흑인들을 열등하다고 주장했고, 자신의 노예였던 흑인이자 시각장애인 여성 ‘조이스 헤스'(Joice Heth)가 죽은 뒤에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그의 시체를 해부하는 전시를 벌였다”며 P.T 바넘을 강하게 비난했다.
문제는 ‘위대한 쇼맨’이 인종차별주의자인 P.T 바넘을 미화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또 다른 실제 인물인 오페라 가수 ‘제니 린드’를 폄하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웨덴의 나이팅게일이라 불리는 제니 린드는 1800년대 음악 역사에 전설로 남은 위대한 소프라노였다.
그녀는 생전 큰 인기를 누렸으며 천문학적인 금액의 돈을 벌었는데, 이 돈을 대부분 고아들과 미혼모 등 사회 빈곤층을 위해 기부하고 학교를 세우는 데 썼다.
실제로 제니 린드는 바넘과 공연을 했었고, 이 역시 기부금을 모으기 위해 손을 잡은 것일뿐 그 이상의 이유는 없다고 한다.
하지만 영화상에서 그녀는 아이가 있는 유부남인 바넘에게 반해서 멋대로 덮치고 거절당하자 공연을 모두 중단하고 계약을 파기해버린 파렴치한 여성으로 그려진다.
당시 제니 린드는 공연 도중 바넘이 자신의 쇼를 이용해 티켓 경매를 붙이는 등 여러 꼼수에 대해 강하게 항의하면서도 끝까지 계약을 이행했으며 공연 후에 모든 수익금을 기부했다고 한다.
제니 린드가 평생 기부한 금액은 현재의 가치로도 엄청난 액수라고.
이 사실을 접한 누리꾼들은 “와 저렇게….안보길 잘했다” “왜 이렇게 미화하고 폄하하고 왜곡하면서 만든거야?” “이건 완전 재창조 수준이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 이슈팀 <제보 및 보도자료 editor@postshare.co.kr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 = 영화 ‘위대한 쇼맨’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