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석 PD가 신서유기를 ‘실패작’으로 평가한 이유는?
지난 23일 서울 홍콩 콘텐트인재캠퍼스에서 진행된 ‘2018 콘텐트 인사이트’에서 “인터넷 콘텐트의 가능성을 타진해보려 한 게 ‘신서유기’의 첫번째 목표였다”고 전했다.
나영석 PD는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고, 모바일 중심으로 돌고 있다. 어린 친구들은 유튜브에서 더 짧고 많은 방송을 본다”며 “이러다 방송국이 망할 것 같았고, 미래에 직장이 없어지면 ‘뭘 해야 하지’라는 고민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 결과 나영석 PD는 ‘신서유기 시즌1’을 인터넷 전용 방송으로 제작했고, 일반 방송에서는 방송할 수 없는 상표명으로 게임을 하는 등의 신선한 시도들을 선보였다.
하지만 나영석 PD는 “방송은 프로그램 광고가 붙고, 가격이 어느정도라는 나름의 비즈니스 생태계가 잘 갖춰져 있다. 하지만 인터넷은 아직 정립도 안돼 부르는 게 값이고, 그 가격도 쌌다”고 밝혔다.
수익이 방송에 비하면 매우 좋지 않았다는 것.
그는 ‘신서유기’가 실패한 두 번째 이유로 중국시장을 꼽았다.
나영석 PD는 “신서유기는 이름부터 중국 시장을 겨냥한 것”이라며 “중국 고전인 서유기를 예능 제목으로 사용하면 외국 방송이어도 친근하게 느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 최대 동영상에서 공개된 후 3000~4000만 클릭 수가 나오며 500~600만 클릭 수가 나온 한국보다 더 큰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그는 “성공이라고 확신했다. ‘이제 중국으로 스카우트되는 건가’라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런데 그 정도 클릭은 중국에서는 많은 게 아니더라. 인구가 우리의 20배 정도이니, 클릭 수는 1억 정도는 나와야 성공했다고 한다더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신서유기’라는 프로그램이 특정 계층의 지지를 받는 콘텐트라고 설명했다. 그 때문에 시청률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
나영석 PD는 “‘1박 2일’은 국민 콘텐트로 어르신들도 쉽게 볼 수 있다면, 신서유기는 B급 감성으로 젊은이들을 겨냥한다’며 “그런데 이 B급 감성이 애매한 데서 터진다. 시청률은 안 나오는데”라고 전했다.
이어서 그는 “결국 프로그램이 살아남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시청률이 높거나, 특정 계층의 지지를 받는 것인데 ‘신서유기’는 후자였다”고 밝혔다.
때문에 나영석 PD는 ‘신서유기’를 더 길게 유지하기 위해 시청자 연령층을 넓혀야 겠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강식당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 결과 강식당은 ‘신서유기’ 시리즈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그러면서 그는 “‘신서유기’는 성공보다 실패한 콘텐트지만 특유의 개성 때문에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이런 중에 ‘강식당’이 잘되면서 저변 넓어진 프로가 됐다”며 “앞으로 큰 실수만 하지 않으면 잘 흘러갈 콘텐라고 본다”고 예상했다.
온라인 이슈팀 <제보 및 보도자료 editor@postshare.co.kr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 = tvN ‘신서유기’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