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먼씨에게
브리스톨 대학 모든 학생들을 대표해서 우리는 당신이 수년간 우리에게 준 긍정적인 에너지에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당신 덕분에 우리는 행복하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우리 모두가 당신을 사랑하고 존중한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감사함의 표시로 이 선물을 당신께 드립니다. 행복한 여름 보내세요!
당신을 사랑하는 브리스톨 학생들 올림.
브리스톨 대학교에서 12년 동안 청소부로 일한 허먼 고든.
낯선 땅에서 고된 청소 일을 하는 것이 힘들 수도 있는 일이지만 항상 웃음을 잃지 않았다. 학생들이 기쁜 일이 생기면 함께 박수치며 축하했고, 힘들어할 때는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가끔은 속마음도 나누었다.
15살 때 떠나온 고향 자메이카의 길거리에서 자신과 함께 뛰어놀던 조지 삼촌에 대한 얘기도 했다. 많은 학생들은 외롭거나 힘들 때 그를 찾아가 1~2분 정도 얘기를 나누고 힘을 얻곤 했다.
심지어 학생들이 너무 많이 찾아와서 도서관 직원이 학생들에게 “제발 허먼씨가 일할 수 있게 좀 내버려 둬라”고 경고한 적도 있었다고.
브리스톨대학교 페이스북에는 “자메이카에서 온 청소부 허먼씨는 내가 만나본 사람 중에 가장 유쾌한 사람입니다.
그는 내가 가장 슬플 때에도 나를 웃게 만들죠. 만일 당신이 힘들다면 그를 만나러 가세요”라는 글이 올라 올 정도로 허먼씨는 브리스톨대학교의 유명인이었다.
하지만 타지에서의 청소부 일은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허먼씨는 가족과 친구들이 살고 있는 자메이카에 다녀오기를 원했지만 만만치 않은 여행경비에 포기해야만 했다.
그렇게 허먼이 자메이카에 사는 조지 삼촌을 떠올리며 그리움에 젖는 그를 보게 된 브리스톨 대학 학생들.
안타까운 마음에 크라우드 펀딩 이벤트를 기획했다. 기금 모금을 시작한 지 5일 후 브리스톨대학 학생들은 일주일 동안의 여행경비로 충분한 1500파운드(약 220만원)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모은 돈을 전해주기로 한 날, 학생들은 허먼 주변으로 몰려들어 “어디로 가고 싶냐”고 물었다. 예상대로 허먼은 자메이카라고 답했다. 학생들은 장난기어린 웃음을 지으며 편지와 돈이든 봉투를 건넸다.
흰 봉투 안을 열어본 허먼은 감정이 북받쳐올라 뭐라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저 가만히 편지 봉투를 바라보며 뺨을 타고 내리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그 감동적인 순간은 아래 영상으로 확인해볼 수 있다.
전소리 기자 <제보 및 보도자료 editor@postshare.co.kr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영상=온라인 커뮤니티 및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