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파니 반지 프러포즈 실패기.ssul

2018년 11월 19일   School Stroy 에디터

 

프로포즈에 앞서, 프로포즈는 티파니 반지로 해야한다고 해서 티파니 매장에 갔습니다.

3부 다이아 반지가 제일 기본이라 하여 물어봤더니 500만원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너무 비싸서 싼 것을 물었더니 백금으로 된 밀그레인이라 불리우는 그냥 반지가 200만원에 육박하더군요.

200만원 주고 이걸 살 바에는, 작더라도 프로포즈의 상징인 다이아가 박힌 반지가 낫지 않을까 싶어서

가장 싼 다이아반지 (흔히 6발 티파니 프롱 세팅이라 불리우는) 를 찾았더니

0.16캐럿짜리를 추천해주더군요. 환불 및 디자인 교환이 불가하다는 경고가 좀 찜찜했지만, 원래 다 그렇다니 그러려니 하고 이걸 194만원을 주고 구입했습니다.

밥벌이와 직결되는 작업용 노트북도 이돈 주고 산 적은 없는데,

그래도 작지만 다이아가 반짝거리는 것이 참 이뻤습니다.

당장은 큰 것을 못해주지만, 그래도 앞으로 더 큰 것을 주리라는 다짐을 담아,

이 반짝이는 것을 그녀에게 줄 생각에 너무 기뻤습니다.

프로포즈 이벤트를 준비하면서,

이 반지를 보면서 기뻐해준다면, 남들처럼 1캐럿 반지도 못해주는데도 이렇게 좋아해주는 그녀를 너무 사랑하게 될 것만 같다는 이런 망상도 하곤 했습니다.

혹시라도 저의 작은 깜짝선물에 감동해서 그녀가 울게 된다면,

저역시 그런 모습에 감동해서 같이 엉엉 울게 될 것 같다는 허황된 망상도 해봤습니다.

한참을 연습한 다른 이벤트와 함께 드디어 설레는 프로포즈날,

반지를 본 그녀는 울었습니다.

이렇게 작은 다이아는 아무데도 쓸모가 없다고.

아무리 작아도 주변 사람들은 7부는 하고 다니는데,

이렇게 작은 것을 하면 나와 우리 부모님이 욕먹는다고.

이렇게 작은 것은 집에 모셔둘 가치도 없다고.

그 말을 들으니 저도모르게 저도 울고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제가 상상했던 그림이 나오긴 나왔네요 – 둘 다 반지를 앞에 두고 울고 있었습니다.

뭐.. 어쨌든 프로포즈에 대한 대답은 yes 였지만,

이 반지는 저에게 (물론 그녀에게도) 너무나 큰 상처를 남겼고,

저는 더이상 이 민트색을 쳐다도 보기 싫어졌습니다.

조금 더 보태서 종로에 가서 저질 다이아라도 알만 큰것으로 할걸 하는 후회도 들고,

프로포즈에 대한 yes 란 결과에도 그닥 행복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 일을 어찌 극복하면 될까요.

홧김에 더 큰 다이아를 무리해서라도 사고싶은 충동도 들지만,

194만원도 너무나 큰 돈인데 그건 정말 너무 비이성적인 행동인 것 같아 자제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 짜증나는 물건인 반지를 팔고, 좀 더 실용적인 물건이나, 여행 같은것으로 대체하는 것이

서로에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티파니 반지는 환불이나 교환이 되질 않습니다.

혹시 티파니 반지 환불 경험이 있으신 분 계신지요?

아니면 이 반지를 싸게 구입해갈 분 계신가요? 쪽지주시면 충분히 네고해서 싸게 드릴 의향이 있습니다.

(실착용 X, 사이즈 조절 가능합니다^^;)

이러려고 시작한 글이 아닌데 결론이 본의아니게 이상하게 아질게 + 장터글이 되어가는 느낌이네요 ㅠㅠ

 

 

예물은 나중에 힘들때 대비해서 사는 거라..

200만원을 잘게 찢어서 주는 거랑 같다고 함 ㅠㅠ

 

출처 : //instiz.net/pt/47589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