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즈에 앞서, 프로포즈는 티파니 반지로 해야한다고 해서 티파니 매장에 갔습니다.
3부 다이아 반지가 제일 기본이라 하여 물어봤더니 500만원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너무 비싸서 싼 것을 물었더니 백금으로 된 밀그레인이라 불리우는 그냥 반지가 200만원에 육박하더군요.
200만원 주고 이걸 살 바에는, 작더라도 프로포즈의 상징인 다이아가 박힌 반지가 낫지 않을까 싶어서
가장 싼 다이아반지 (흔히 6발 티파니 프롱 세팅이라 불리우는) 를 찾았더니
0.16캐럿짜리를 추천해주더군요. 환불 및 디자인 교환이 불가하다는 경고가 좀 찜찜했지만, 원래 다 그렇다니 그러려니 하고 이걸 194만원을 주고 구입했습니다.
밥벌이와 직결되는 작업용 노트북도 이돈 주고 산 적은 없는데,
그래도 작지만 다이아가 반짝거리는 것이 참 이뻤습니다.
당장은 큰 것을 못해주지만, 그래도 앞으로 더 큰 것을 주리라는 다짐을 담아,
이 반짝이는 것을 그녀에게 줄 생각에 너무 기뻤습니다.
프로포즈 이벤트를 준비하면서,
이 반지를 보면서 기뻐해준다면, 남들처럼 1캐럿 반지도 못해주는데도 이렇게 좋아해주는 그녀를 너무 사랑하게 될 것만 같다는 이런 망상도 하곤 했습니다.
혹시라도 저의 작은 깜짝선물에 감동해서 그녀가 울게 된다면,
저역시 그런 모습에 감동해서 같이 엉엉 울게 될 것 같다는 허황된 망상도 해봤습니다.
한참을 연습한 다른 이벤트와 함께 드디어 설레는 프로포즈날,
반지를 본 그녀는 울었습니다.
이렇게 작은 다이아는 아무데도 쓸모가 없다고.
아무리 작아도 주변 사람들은 7부는 하고 다니는데,
이렇게 작은 것을 하면 나와 우리 부모님이 욕먹는다고.
이렇게 작은 것은 집에 모셔둘 가치도 없다고.
그 말을 들으니 저도모르게 저도 울고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제가 상상했던 그림이 나오긴 나왔네요 – 둘 다 반지를 앞에 두고 울고 있었습니다.
뭐.. 어쨌든 프로포즈에 대한 대답은 yes 였지만,
이 반지는 저에게 (물론 그녀에게도) 너무나 큰 상처를 남겼고,
저는 더이상 이 민트색을 쳐다도 보기 싫어졌습니다.
조금 더 보태서 종로에 가서 저질 다이아라도 알만 큰것으로 할걸 하는 후회도 들고,
프로포즈에 대한 yes 란 결과에도 그닥 행복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 일을 어찌 극복하면 될까요.
홧김에 더 큰 다이아를 무리해서라도 사고싶은 충동도 들지만,
194만원도 너무나 큰 돈인데 그건 정말 너무 비이성적인 행동인 것 같아 자제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 짜증나는 물건인 반지를 팔고, 좀 더 실용적인 물건이나, 여행 같은것으로 대체하는 것이
서로에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티파니 반지는 환불이나 교환이 되질 않습니다.
혹시 티파니 반지 환불 경험이 있으신 분 계신지요?
아니면 이 반지를 싸게 구입해갈 분 계신가요? 쪽지주시면 충분히 네고해서 싸게 드릴 의향이 있습니다.
(실착용 X, 사이즈 조절 가능합니다^^;)
이러려고 시작한 글이 아닌데 결론이 본의아니게 이상하게 아질게 + 장터글이 되어가는 느낌이네요 ㅠㅠ
예물은 나중에 힘들때 대비해서 사는 거라..
200만원을 잘게 찢어서 주는 거랑 같다고 함 ㅠㅠ
출처 : //instiz.net/pt/47589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