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하는 장애인 의족 던지고 얼굴에 후추 스프레이 뿌린 경찰

2020년 6월 26일   네이버 실검 지원 에디터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흑인 청년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이후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곳곳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오하이오주에서는 또 한 건의 과잉진압 사례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1일 두 다리에 의족을 착용한 한 남성이 오하이오주 중부 콜럼버스에서 열린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참석했다가, 군중을 해산시키려는 경찰들에 의해 중심을 잃고 쓰러졌다.

당시 경찰들은 이 남성을 포함한 시위대 전체에 후추 스프레이를 뿌리며 해산을 요구하고 있었다. 후추 스프레이의 ‘공격’을 받은 시위대가 연신 기침을 하거나 콧물을 흘리며 괴로워하는 사이, 경찰 일부가 피해 남성을 강하게 밀쳐 결국 넘어지고 말았다.

경찰들은 이 남성을 밀어뜨린 것도 모자라 얼굴 근접 거리에서 후추 스프레이를 마구 뿌려댔고, 급기야 그가 착용하고 있던 의족을 잡아 뺀 뒤 아무렇게나 던져버렸다. 쓰러진 피해 남성은 쓰러진 채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콧물을 흘리며 괴로워했다.

이 장면은 현장에 있던 수많은 시위대의 스마트폰에 고스란히 찍혔다. 두 팔과 다리 없이 몸을 가누지 못하고 길바닥에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그를 본 사람들이 급히 우유를 뿌리는 등 조치하며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다.

벗겨진 의족과 함께 울부짖는 장애인 청년의 모습을 현장에서, 그리고 영상을 통해 본 사람들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또 청년의 의족을 경찰이 떼어냈다는 시위 참가자들의 증언이 쏟아지며 분노와 비난이 들끓었다.

이를 직접 본 목격자들은 경찰들이 피해 남성의 의족을 제거해 멀찌감치 던져놓고, 그가 쓰러진 후에도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또 경찰들은 강제로 벗겨낸 의족을 돌려달라는 다른 시위 참가자의 요청도 거절했다.

한 목격자는 “피해 남성과 우리는 그저 평화로운 시위를 이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경찰들은 무기를 가지지 않은 아이를 밀치고 그의 의족마저 빼앗아갔다”면서 “우리는 경찰들을 피하고 의료진의 도움을 받기 위해 도망치듯 현장에서 나와야 했다”고 당시 상황을 트위터에 올렸다.

일부 목격자는 그를 ‘아이’라고 표현했으나, 피해 남성의 정확한 신원과 이름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영상을 보면 젊은 백인 남성으로 추정된다.

이날 시위 참가자들은 평화 시위였음에도 불구하고 경찰들이 후추 스프레이를 뿌리거나 자전거를 동원해 시위대를 밀어내는 등 과잉 진압이 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판이 거세지자 다음날 앤드류 긴더(Andrew Ginther) 콜럼버스 시장은 트위터를 통해 “지난 밤 장애인 청년의 사진과 영상을 봤다.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영상 등 추가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부지런히 일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앤드류 긴더 콜럼버스 시장은 시 의회가 공격적이지 않은, 비폭력적인 시위대에게는 후추 스프레이와 최루가스의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밝혔으나 현지 경찰은 시 의회의 결정을 따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이슈팀 <제보 및 보도자료 editor@postshare.co.kr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 = 위키피디아, twitter ‘Attorney Crum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