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몸이 털로 뒤덮인 ‘늑대 가족’의 삶

2015년 9월 7일   정 용재 에디터

멕시코에 사는 지저스 추이 아케베스(Jesus Chuy Aceves). 그는 다른 사람들과 조금 다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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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lemon.hu (이하 동일)


추이의 얼굴과 몸은 북실북실한 털로 뒤덮여 있습니다. 그는 출근길에서도 산책길에서도 언제나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습니다.

추이를 본 사람들은 “악마” “괴물”이라는 말을 내뱉으며 그에게 손가락질을 합니다. 심지어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가기도 합니다. 아침에 집을 나서면 문 앞에 죽은 고양이 등이 놓여 있을 때가 있는데, 추이의 가족을 이웃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이 저지른 짓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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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신체에서 보여지는 이러한 증상은 30명이나 되는 식구들에게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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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아이들은 따돌림의 표적이 되기 때문에 학교도 제대로 다닐 수가 없습니다. 따돌림을 견디지 못하고 학교를 그만두면, 그 뒤에 찾아오는 건 ‘변변한 직장을 구할 수 없다’는 현실입니다. 회사가 학교를 제대로 마치지 못 한 것을 이유로 그들을 채용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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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겪고 있는 질병은 ‘선천성 다모증(Congenital Hypertrichosis)‘이라 불리는 유전성 돌연변이 증상. 추이의 증조모 때부터 이런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증조모의 자녀부터 얼굴과 몸이 털로 덮인 현상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것입니다.

영화 제작자 에바 아리드지스(Eva Aridjis)추이 가족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하기 위해 몇 달간 함께 생활하며 그들을 관찰했습니다.

아리드지스는 “사람들의 편견과 차별 때문에 제대로 된 직장을 가질 수 없었던 추이는 적은 임금을 받으며 쓰레기하치장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나는 이들 가족이 겪는 것 같은 괴롭힘을 이제껏 본 적이 없다. “내가 만든 영화를 통해 이들도 그저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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