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주류 ‘술과 여자친구 공통점’ 소주 광고 바로 삭제 왜?

2015년 9월 22일   School Stroy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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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주류가 지난 18일 ‘처음처럼’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 광고. 롯데주류는 해당 광고가 ‘여성 혐오’를 이용한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비난이 일자 21일 아무런 언급없이 이를 삭제했다. /처음처럼 페이스북 캡처

롯데주류 처음처럼, 여성 소비자 고려 안 하나? 광고 논란

롯데주류가 자사 소주 ‘처음처럼’ 광고에서 여성 비하 발언으로 누리꾼들의 비난을 부른 데 대해 롯데주류 측이 “마케팅 담당자가 부재중일 때 홍보대행사 측이 허가 없이 올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해명에 대해서도 일부 누리꾼들은 을(乙)인 홍보대행사 책임으로 돌리려는 ‘갑질’로 비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롯데주류는 지난 18일 ‘처음처럼’ 페이스북에 올린 10초 내외의 영상 광고에 ‘술과 여자 친구의 공통점. 오랜 시간 함께 할수록 지갑이 빈다’라는 문구를 삽입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즉각 “여성 편파적인 사고”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누리꾼들은 “저는 더치페이합니다”, “여자 친구 지갑도 비거든요”, “광고 정말 기분 나쁘네” 등 여성을 ‘남성의 돈을 축내는 존재’라고 표현한 광고 문구를 강하게 비난했다.

일각에서는 롯데주류가 최근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여성 혐오’ 발언으로 노이즈 마케팅 효과를 노린 게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일부 누리꾼들은 “여성 혐오 광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광고의 의도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해당 광고는 게제된 날부터 다른 광고에 비해 훨씬 많은 양의 댓글을 모으며 주목을 받았다.

롯데주류 측은 광고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자 21일 돌연 페이스북에서 해당 광고를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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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들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해당 광고에 대해 수위높은 비판을 내놓고 있다. /트위터 캡처

롯데주류 측은 22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마케팅 담당자가 휴가로 부재중일 때 홍보대행사 측에서 컨펌(확인)도 없이 잠깐 올렸던 것”이라며 “휴가서 복귀하자마자 확인을 하고 바로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아무 말없이 해당 게시물을 삭제한 데 대해서는 “해당 광고를 보고 불편하신 분들이 많이 계셨을 거라고 생각해 죄송한 마음에 먼저 콘텐츠부터 빨리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주류 관계자에 따르면 ‘처음처럼’ 페이스북 콘텐츠 제작은 홍보대행사가 전담하고 있다. 해당 업체가 페이스북 컨텐츠를 제작을 하면 이를 마케팅팀이 확인한 뒤 컨펌을 내리고 페이스북에 게재하는 방식이다.

롯데주류 측은 “담당자가 부재중일 때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광고주의 승인없이 홍보대행사가 홍보물을 대외에 자의적으로 노출하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롯데주류 측에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에서 유래된 ‘김치녀(남성의 경제적 능력에 지나치게 의지하는 여성을 비하하는 단어)’ 등 여성 혐오 현상이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민에게 사랑받는 주류 브랜드 ‘처음처럼’까지 여성 혐오 현상을 마케팅 수법에 사용하면서 소비자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더팩트 | 김민수 기자 hispiri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