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만화가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명작 농구 만화 ‘슬램덩크’를 원작으로 하는 극장판 애니메이션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개봉 29일 째인 1일 200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5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전국 제패를 꿈꾸는 북산고 농구부 5인방의 꿈과 열정, 멈추지 않는 도전을 그린 영화인데요.
‘슬램덩크’는 1990년부터 1996년까지 ‘주간 소년 점프'(슈에이샤)에서 연재된 작품으로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레전드’ 스포츠 만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1990년대 ‘농구 붐’을 일으킬 정도였던 만화 ‘슬램덩크’가 26년 만에 원작자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직접 각본과 감독을 맡아 새로운 극장판 ‘더 퍼스트 슬램덩크’로 탄생했는데요.
1990년대 추억을 간직한 3040 남성 관객들에게서 시작된 영화의 흥행 ‘슬램덩크 붐’은 입소문 열기로 1020 세대까지 끌어들였다고 합니다.
CGV 기준 연령별 예매 분포를 보면 20대가 18.7%, 30대가 38.6%, 40대가 31.8%로, 20대의 예매 비율이 점차 오르는 추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성별 분포 역시 여성 47.5%, 남성 52.5%로 여성 관객들의 반응도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어 기존 남자 팬들 뿐만 아니라 여성 팬들도 끌어들여 흥행에 상승세가 있을 것 같네요.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관객들의 더빙판 만족도가 높다는 점입니다.
비율을 살펴보면 자막 관객 53.1%, 더빙 관객 46.9%로 비슷한 비율을 유지하고 있어 외화 애니메이션 치고는 이례적입니다.
여기에 관객들의 N차 관람 열풍이 이어지면서 ‘더 퍼스트 슬램덩크’ 상영 주최측 역시 200만 관객 돌파를 기념해 ‘전국 응원 상영회’와 ‘성우 앵콜 무대인사’까지 관객들을 위한 특별한 이벤트를 연다고 합니다.
이런 와중에 원작자이자 각본, 감독인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국내 팬들이 목이 빠져라 기다려오던 슬램덩크 2부에 대해 언급해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일본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살펴보면 감독은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 제작 제안을 10년 이상 전부터 받았다고 하는데요.
최종 OK를 한 시점은 2014년으로, 제작진의 정성이 들어간 파일럿 필름을 보고 난 뒤 감독도 직접 맡겠다고 결심했다고 합니다.
이후 영화 제작진은 직접 농구를 배우러 가서 플레이하는 등 열정을 다해 만들었다는 후문도 전해져옵니다.
감독은 영화를 원작 그대로 똑같이 만드는 게 싫었다고 합니다. 다시 ‘슬램덩크’를 한다면 새로운 시점에서 하고 싶었다는 거죠.
만화를 연재할 당시 송태섭 서사를 더 그리고 싶어했고, 3학년에 채치수가, 정대만, 강백호와 서태웅은 같은 1학년 라이벌 사이로 머무른다면 그 사이에 끼어있는 2학년 송태섭이 새로운 관점에는 적격이라고 생각했다 합니다.
감독은 자신이 만화 ‘배가본드’나 ‘리얼’을 그린 뒤, ‘슬램덩크’에 대해서 더욱 성숙하게 생각하게 됐다고 고백했습니다.
이번 영화의 감독이자 각본, 원작자이기도 한 이노우에 다케히코는 실제로 ‘슬램덩크’가 완결된 뒤 ‘슬램덩크 10일 후’라는 후기 만화를 그리기도 했는데요.
그는 만화 ‘슬램덩크’ 2부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슬램덩크’의 문을 완전히 닫은 게 아니기 때문에 하고 싶은 때가 되면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이미 ‘슬램덩크’의 연재를 끝낸 지 오래됐는데 아직도 인기가 있어서 기쁘다”
“지금은 시간이 없지만 하고 싶을 때 다시 연재를 할 자유는 있다”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이처럼 희망적인 발언과 더불어, 국내 누리꾼들이 이번 극장판을 보고 분석한 이후 후속작에 대한 분석 결과 역시 솔깃한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국내 농구 팬들이 가장 많이 모여있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흥미로운 가설이 세워졌습니다. 앞으로 나올 수도 있는 ‘극장판 슬램덩크’의 대략적인 흐름을 알 수 있다는 말이었는데요.
한 누리꾼이 분석한 바에 의하면, 이번 극장판 제목은 ‘더 퍼스트 슬램덩크’였고, 일본에서 주인공 송태섭이 맡은 포지션 ‘포인트가드, 슈팅가드’를 뜻하는 단어가 ‘퍼스트’라고 합니다.
따라서 만약에 ‘더 세컨드 슬램덩크’가 나온다면 스몰포워드, 파워포워드 포지션 인물인 서태웅, 강백호가 주인공으로 나올 수 있다는 말이죠. 감독이 첫 극장판 주인공을 송태섭으로 설정한 게 바로 이런 뜻이라는 주장이었습니다.
만약 ‘더 써드 슬램덩크’가 나온다면 센터인 채치수가 주인공으로 나올 수 있겠네요.
마지막으로 감독이자 각본, 원작자인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관람할 팬들에게 남긴 인사를 공유하겠습니다.
“새로운 시각과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본 ‘슬램덩크’를 만들었다. 만화는 만화로, 애니메이션은 애니메이션으로, 영화는 영화로, 새로운 하나의 생명으로 만든 작품이다. 결국 뿌리는 다 같고, ‘슬램덩크’를 이미 알고 있더라도, ‘이런 슬램덩크도 있구나’라는 기분을 느끼실 수 있으면 좋겠다.” – 이노우에 다케히코
김필환 에디터 <제보 및 보도자료 help@goodmakers.net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 출처=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