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범으로 몰려 억울하게 5개월이란 수감 생활을 해야했던 뮤지컬 배우 강은일이 직접 전한 그날의 진실이 공개됐다.
7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는 ‘배우 성범죄 무고 사건 “넌 남자고 난 여자니 누가 불리한지 보자”‘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은 지난해 4월 방송된 MBN ‘스토리추적M’에 뮤지컬 배우 강은일(27)이 성추행 사건에 휘말려 5개월간 수감 생활을 한 후 최종 무죄 판결을 받기까지의 과정이 담겨있다.
한때 장래가 촉망됐던 강은일은 ‘괴물 신인’이라는 별명이 붙을만큼 많은 작품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2018년 고교 동창 A씨에게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해 모든 활동을 중단해야만 했다. A씨는 강은일이 여자 화장실에 간 자신을 따라와 추행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강은일은 5개월간 수감 생활을 했다.
이와 관련해서 강은일은 ‘스토리추적M’과의 인터뷰에서 “갑자기 A씨가 나에게 ‘다 녹음했다’고 하더라. 나에게 장난치는 줄 알았다”며 “넌 남자고 난 여자야. 경찰서 누가 불리한지 따져보자’고 하더라”라며 과거의 황당했던 기억을 다시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뮤지컬 배우이자 촉망받던 강은일이 하루아침에 성추행범으로 몰리자 언론매체는 물론 각종 SNS와 커뮤니티에서는 그를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법영상 분석 전문가가 CCTV 속 ‘통풍구’를 주목하면서 사건의 전개는 완전히 뒤바꼈다.
실제 해당 음식점 화장실은 외부 문을 열고 들어가면 왼쪽은 여자, 오른쪽은 남자화장실로 나뉘어 있다. 가운데에 세면대가 있는 구조다. 화장실 내부에는 당연히 CCTV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지만 화장실 외부 문 하단에 통풍구가 있었다.
여기에 그림자가 생기는지를 통해 왼쪽 여자화장실에 누군가 들어가는지를 알 수 있었다. 당시 전문가가 분석한 영상을 보면 강은일이 먼저 화장실에 들어간 후 A씨가 화장실에 들어갔다. 곧이어 환풍구를 통해 여자화장실 문이 닫히는 게 포착됐다. 이후 한동안 여자화장실 문은 움직임이 없었고, 시간이 흘러 문이 열린 후 안에 있던 사람은 곧바로 세면대쪽으로 나아갔다.
법영상 분석 전문가는 “만약 A씨의 진술대로 강은일이 여자화장실에 들어갔다면 통풍구 사이로 그의 발이 보여야 한다”면서 “그런데 다 돌려봐도 A씨가 왼쪽으로 가서 문이 닫혔고, 이후 혼자 나오는 모습만 나온다”고 설명했다.
법영상 분석 전문가의 의견은 법원 판결에도 영향을 미쳤다.
1심 재판부는 “강은일이 A씨를 추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며 “A씨는 사건 발생 직후 주변인과 주고받은 메신저 대화에서 일관되게 피해를 알렸다”고 진술 신빙성을 인정했다. 결국 강은일은 징역 6개월에 4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선고받았다. 이후 그는 뮤지컬 활동을 모두 접었고 소속사와 전속계약도 해지됐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1심 유죄 판결을 완전히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증거로 제출된 CCTV영상에서 확인되는 두 사람의 동선이 A씨의 진술과 어긋나고 강은일의 주장에 좀 더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이를 확정하면서 강은일은 결국 누명을 벗을 수 있었다.
다행히 강은일은 결백을 밝혀냈지만, 여전히 주변의 편견과 괴로운 나날을 보냈다고 전했다. 그는 “열심히 살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었는데 힘이 든다”며 “그때부터 사람을 못 만나고 매일 병원에 다니고 약을 먹고 있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도저히 분해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그러나 무고죄가 성립이 안 된다고 한다”고 답답함을 호소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현재 강은일의 소속사 월드스타 엔터테인먼트 측은 A씨에 대한 위증죄 고소를 진행 중이다.
한편 힘든 시기를 겪은 강은일은 해당 사건 이후 2020년 8월 뮤지컬 ‘스모크’를 통해 복귀에 성공했다. 그는 앞으로 뮤지컬은 물론 드라마, 영화, 음악 등 다양한 작품에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박대성 에디터 <제보 및 보도자료 help@goodmakers.net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사진 출처 = MBN ‘스토리추적M’, 강은일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