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83만 유튜버 지기TV가 학폭, 장애인 폭행, 음주운전 등 각종 논란에 휩싸여 은퇴를 선언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구글의 영상 플랫폼 유튜브에서는 많은 유튜버들이 인플루언서로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중 인기를 끌다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각종 논란에 휩싸여 사과 영상을 올리고 유튜브 활동을 그만두겠다고 선언하거나 말없이 잠적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 가운데, 모습을 감추었다가 다시 활동을 시작하는 유튜버도 있는데요. 이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6개월 전에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이를 우스개 말로 ‘유튜브 마의 6개월’, ‘6개월의 법칙’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왜 굳이 6개월인 걸까요? 물의를 일으킨 유튜버가 6개월이 되기 전 돌아오는 이유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유튜브의 수익 창출 권한 규정 때문이라고 추측합니다.
유튜브로 수익을 얻으려면 채널에서 꾸준히 활동을 해야 합니다. 유튜브 고객센터의 ‘채널의 동영상 수익 창출 승인 관련 FAQ’ 중 ‘수익 창출 기준에 미달되면 어떻게 되나요?’라는 항목에 이같은 사항이 명시돼 있습니다. 해당 항목에는 ‘채널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게 되더라도 YouTube에서 자동으로 채널의 수익 창출 권한을 박탈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YouTube에서는 채널이 6개월 이상 비활성 상태이고 커뮤니티 게시물을 업로드 또는 게시하지 않은 경우 재량에 따라 채널의 수익 창출 자격을 박탈할 권리를 보유합니다.’ 라고 적혀 있습니다.
백만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 오백만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도 구독자 수, 동영상의 시청 시간이나 조회수와 관계없이 이 수익 창출 정책을 위반하면 수익 창출 자격을 잃을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러니 유튜브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인기 유튜버들이 논란이 잠잠해지길 기다렸다가 6개월이 지나기 전 다시 얼굴을 비춘다는 추측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유튜버 양팡이 있습니다. 양팡은 1997년생, 올해 한국 나이로 27세로 알려졌습니다. 아프리카TV, 유튜브 등에서 활동하며, 음악 앨범을 내기도 했습니다. 활동 중 각종 논란을 일으켰지만 그럼에도 유튜브 구독자 수 250만 명을 넘기고, 부산광역시 홍보대사로도 위촉되는 등 인플루언서로서의 인기를 이어갔습니다.
그러던 중 그는 2020년 유튜버 ‘뒷광고(광고라는 점을 시청자들에게 숨긴 광고)’ 논란에 휩싸여 그동안 올린 모든 영상을 삭제했습니다. 앞선 치킨 먹방 중, 그는 광고인지를 묻는 시청자에게 자신의 돈을 주고 사먹는 치킨이라고 주장했는데요. 이 치킨이 사실 협찬을 받은 치킨이었던 겁니다. 그는 사과 영상을 올리며 “저를 믿어주시는 시청자분들과의 약속을 어기는 일이었습니다. 죄송합니다”라며 사과의 뜻을 전했습니다.
해당 사과 영상도 논란이 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사과 영상은 편집된 영상이었고, 풀 영상에서는 그가 웃는 모습도 찍힌 것이죠. 누리꾼들은 “인기 동영상에 가지 않기 위해 새벽대에 영상을 올리고, 평소에 안 입던 유관순 티셔츠를 입었다. 시청자를 또 기만하는 행위”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후 6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양팡은 “잘 할 수 있는 게 방송밖에 없었다”며 돌아왔습니다.
은퇴를 선언했던 유튜버 쯔양도 6개월을 넘기지 않고 복귀했습니다. 쯔양은 1997년생, 올해 한국 나이로 27세가 된 먹방 유튜버인데요. 많은 음식을 먹으면서도 살이 찌지 않는 유튜버로도 유명합니다.
쯔양은 지상파 방송에도 출연하는 등 승승장구하다가 2020년 8월, 뒷광고 논란이 불거지자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그는 앞서 “방송 초기에 잘 몰라서 광고 영상에 광고 표시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뒷광고 논란이 일기 3주 전 영상에도 시청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는 떡볶이 먹방 영상을 게시했다는 점이 지적됐습니다.
논란이 된 떡볶이 먹방 영상에는 쯔양이 떡볶이를 주문해 먹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해당 영상에는 광고주가 쯔양을 우연히 만났다는 식의 덧글을 달았고, 쯔양은 해당 덧글을 상단에 고정했습니다. 쯔양이 광고인 점을 적지 않은 건 아닙니다. 하지만 ‘더보기’를 눌러야 볼 수 있는 상세 내용에 ‘oo로부터 지원받아 제작된 영상’이라고 적어 두었다는 점이 논란이 됐습니다.
쯔양에게 동정의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쯔양은 뒷광고 논란이 터지기 한참 전에 스스로 “무조건 광고 표기를 한다”며 “초기에는 광고 표시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지만 꽤 오래전부터 광고 표시는 항상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광고라는 사실을 아예 밝히지 않은 다른 논란 유튜버들과 달리, 쯔양은 옛날 일이 논란이 됐을 뿐인 억울한 사람이라는 주장입니다. 실제로 쯔양은 영상의 더보기란에 꾸준히 광고 사실을 적어 왔습니다.
논란 당시 쯔양은 은퇴를 선언하며 “유튜브 하면서 한 점 부끄러움 없다고 맹세한다”, “차라리 죽는 한이 있어도 돌아오지 않겠다”, “절대 돌아오지 않을 것이니 걱정 말라”고 밝혔는데요. 그러던 그는 “돈 때문에 온 것도 맞다”고 솔직히 밝히며 3개월만에 복귀했습니다.
이 외에도 문복희, 보겸 등의 유튜버가 각각 은퇴를 선언한 지 3개월, 2개월만에 복귀한 바 있습니다.
6개월, 180일을 살짝 넘겨 복귀한 유튜버도 있습니다. 그 예로 ‘영국남자’와 국가비 부부를 들 수 있습니다. 영국남자 조쉬와 국가비는 현재 각각 557만 명, 13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유튜버입니다.
앞서 2020년, 코로나가 한창 기승이던 시기에 아내 국가비는 지인들과 만나 생일파티를 벌이는 영상을 올렸습니다. 해당 시기는 국가비가 영국에서 귀국한 뒤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기간이었죠. 더군다나 당시 영국은 일일 확진자 수 2만 명이 넘는 코로나19의 고위험국가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국가비는 격리지에 사람들을 초대해 파티를 연 것도 모자라 그 영상을 공개하기까지 했습니다.
논란이 불거지자 서울 마포구 보건소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은 국가비가 감염병예방법을 위반했다고 봤습니다. 논란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조쉬의 탈세 의혹, 국가비의 건강보험료 의혹 등으로 커졌습니다.
이후 이들은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실제로도 영상 업로드를 멈췄습니다. 하지만 2021년 4월 말, 188일이 되는 시점에 복귀 영상을 올리며 활동을 재개했습니다.
6개월이 지나면 무조건 수익 창출 자격이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유튜브 고객센터 안내문에는 ‘YouTube에서는 채널이 6개월 이상 비활성 상태이고 커뮤니티 게시물을 업로드 또는 게시하지 않은 경우 재량에 따라 채널의 수익 창출 자격을 박탈할 권리를 보유합니다’ 라고 적혀 있는데요. 수익 창출 자격을 박탈할 권리를 보유, 즉 ‘수익 창출 자격을 박탈할 수도 있다’는 뜻이지, 활동을 멈춘 후 6개월이 지나면 곧바로 자격을 박탈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 예로 114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유튜버 ‘크리스(구 소련여자)’가 있습니다. 소련여자 크리스는 대한민국에서 활동하는 재한 러시아인 유튜버인데요.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6개월 이상 영상을 올리지 않다가 같은해 10월 복귀했습니다. 크리스가 직접 밝힌 바에 따르면 수익창출은 정지되지 않았습니다.
이규연 에디터 <제보 및 보도자료 help@goodmakers.net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사진 출처 = 유튜브, 양팡 인스타그램, 쯔양 인스타그램, 영국남자 조쉬 인스타그램, 유튜브 크리스 [구 소련여자], 유튜브 지기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