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041510) 경영권을 둘러싼 카카오(035720)와 하이브(352820) 간 경쟁 구도가 카카오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당초 이수만 전 SM 총괄의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던 하이브는 SM엔터 인수 절차를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하이브가 이미 보유한 SM 지분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SM엔터 지분 인수전에 참전하지 않기로 했다. 이달 말 개최 예정인 주주총회에서 하이브 측에서 추천한 이사진들도 사퇴하기로 했다.
하이브는 이수만 전 총괄 측과의 주식매매 계약에 근거해 이 전 총괄의 의결권을 위임받은 바 있다.
하이브는 지난달 이수만 전 총괄이 보유한 지분 18.4% 중 14.8%를 약 4228억원에 인수했다.
이 전 총괄이 보유하고 있던 잔여 지분 3.6%에 대해서는 주당 12만원에 매수청구권(풋옵션)을 부여한다고 했고, 이 전 총괄 등이 보유한 SM 자회사인 드림메이커와 SM브랜드마케팅 지분을 700억원에 인수할 예정이다.
이 전 총괄 측과 ESG 사업에 10년간 100억원을 지급한다는 계약도 체결했다.
하이브가 이 전 총괄과 했던 계약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인수대금으로 지급한 4228억원 이외에도 약 1840억원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분 경쟁에서 발을 뺀 하이브 입장에서 이같은 부담을 감내할 필요가 사라졌다.
이와 관련 하이브 관계자는 “이 전 총괄이 보유한 풋옵션은 이 전 총괄의 판단에 따라 이뤄질 것이며 SM브랜드마케팅 등 계열사 관련 계약은 아직 계약 체결이 이루지지 않은 상태로 이 전 총괄과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SG 관련 캠페인에 대해선 “주식인수 당시에도 이 전 총괄과 구체적으로 협의해 결정하기로 한 부분이라 향후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하이브는 이수만 전 총괄의 지분 인수와 공개매수 등으로 승기를 잡았으나 공개매수를 선언한 카카오와 비교했을 때 자금력은 뒤처진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였다.
이 때문에 하이브가 무리하게 SM엔터 지분 인수에 나서 지분을 확보한다 하더라도 오히려 ‘승자의 저주’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었다.
관심은 하이브가 보유하고 있는 SM엔터 지분이 어디로 향하는지에 쏠린다.
하이브 측에서는 보유 지분를 어떻게 처리할 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결정된 내용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지분 경쟁 대신 ‘실리’를 택한 하이브가 카카오의 공개매수에 응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자본시장법상 공개매수를 진행한 뒤 6개월 동안은 블록딜을 진행할 수 없지만, 공개매수에 참여하는 것은 법적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신고 절차가 남아있는 것 역시 하이브가 공개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큰 요인 중 하나로 보인다. 하이브는 공개매수 등을 통해 총 15.78%의 지분을 확보헀기 때문에 기업결합(15% 이상) 신고 대상이다.
SM엔터의 지분을 확보해 글로벌 확장 기회를 엿보고 있는 카카오는 이달 26일까지 공개매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SM엔터 주식 대량 매입이나 시세 조종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런 부분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카카오가 공개매수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며 “공개매수 이후 SM, 카카오, 하이브 간 협업 방안에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