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개봉할 예정인 디즈니 실사 영화 ‘인어공주’를 두고 누리꾼들의 반응이 뜨겁습니다. 일부에서는 영화를 두고 “주인공이 노래 잘 한다”, “얼른 보고싶다”, “극장 가서 볼 것”이라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기는 합니다만, 그런 반응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해당 영화의 캐스팅, CG, 더 나아가서는 원작의 고증까지도 전부 엉망이라는 반응이 많은데요.
과연 영화 ‘인어공주’는 무엇이 문제일지 하나씩 살펴보시죠.
그동안 디즈니 영화 실사판에서 유색인종을 캐스팅한 사례는 적지 않았습니다. 다만 대부분의 캐스팅이 조연으로 끼워넣은 수준이었고 프린세스 역을 맡은 경우에는 알라딘이나 뮬란처럼 원작의 디즈니 프린세스가 유색인종인 경우였다고 할 수 있죠.
인어공주는 1989년작 원작을 실사판으로 만들면서 디즈니 프린세스 아리엘이 흑인화된 사례이기 때문에 원작과 실사판 사이의 괴리감이 크게 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주인공 할리 베일리의 외모는 기존에 등장했던 주인공 아리엘의 외모와 거리가 멀기 때문에 사람들의 반감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죠.
이런 문제는 최근 할리우드와 디즈니를 휩쓸었던 PC주의, 정치적 올바름 지나치게 추구한다는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만약 이 영화가 완전히 새로운 공주 이야기라면 논란의 여지가 적지만, 이 영화는 디즈니 인어공주의 리메이크일 뿐입니다.
한 흑인 여성 유튜버 Patience Xina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왜 할리우드는 계속 이런 짓을 하는가”라는 영상을 올렸습니다.
해당 영상에서 그는 “사람들은 그냥 원작의 캐릭터가 훼손되면 싫엏나다. 인종이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인어공주 주인공 애리얼은 1989년에 만들어졌다. 그럼 도대체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애리얼을 보고 자랐겠냐”라며 시청자들이 실망하는 지점을 정확히 짚어냈습니다.
그는 또 “디즈니는 포카혼타스, 알라딘, 모아나, 코코, 뮬란, 개구리 공주, 엔칸토처럼 유색인종이 주인공인 작품을 여럿 만들었다. 이 작품들은 전부 상업적으로 성공했고 재미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유색인종이 등장하는 작품을 만들어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디즈니가 굳이 인어공주 리메이크에 흑인을 끼워넣은 것을 보고 분개하는 것입니다.
그는 “흑인들이 단순히 자신과 같은 인종을 주인공으로 써줬다고 고마워해선 안 된다”라며 “하려면 제대로 해야지, 남은 음식 던져주듯 해주는데 왜 그걸 고맙다고 하느냐”라고 질문하며 영상을 마쳤습니다.
이처럼 같은 흑인이 봐도 ‘인어공주’의 흑인 주인공 캐스팅은 말이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또 문제는 캐스팅의 일관되지 않은 점입니다. 인어공주는 흑인이지만, 함께 출연하는 왕자 역할 배우는 백인이며, 인어공주의 아버지로 나오는 왕 역시 백인입니다. 인어공주 언니들 중에도 백인 배우가 다수 섞여있죠.
뭔가 이상하지 않으세요? 어차피 흑인이 주인공인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면 다른 배우들도 전부 흑인으로 해야 하는게 맞을텐데요. 이처럼 일관성 없는 중구난방 캐스팅이 이 영화가 까이고 있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또 원작인 안데르센 동화가 덴마크에서 지어졌던 것을 감안하더라도 역시 흑인 주인공은 말이 안되는 고증오류입니다.
안데르센이 지은 인어공주에선 애리얼은 미인인 인어공주 자매들 중에서도 가장 빼어난 외모, 길고 탐스러운 머리카락, 심해와도 같은 푸른 눈, 귀엽고 예쁜 하얀 다리, 장미꽃잎 같이 부드러운 피부를 가졌다고 묘사되어 나왔기 때문입니다. 뭐 하나 맞는 게 없는 캐스팅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인어공주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지난 13일 공개된 예고편을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어두컴컴한 디즈니의 CG 작업 결과를 보고 탄식을 멈추지 못했습니다.
예쁘고 화려한 바닷속 분위기를 보여줘도 모자랄 판에 온통 캄캄한 물속만 나오니까 공포영화를 연상하게 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죠.
이는 최근 디즈니, 마블영화에서 걸핏하면 CG와 특수효과에 들이는 돈을 아끼려고 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는 것을 매우 잘 보여주고 있는 사례인데요, 덕분에 디즈니 팬들은 날이 갈수록 실망만 커지는 중입니다.
디즈니 ‘인어공주’ 애니메이션하면 떠오르는 캐릭터 2가지가 있는데요, 바로 플라운더와 세바스찬입니다.
노랗고 귀여운 물고기 플라운더와 깐깐한 게 집사 세바스찬은 인어공주 속 분위기를 전환하며 많은 사랑을 받아왔는데요. 이번 영화에서 실사화 모습으로 변한 두 친구를 아래 사진으로 만나보시죠.
…뭐죠?
제 추억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지나치게 실사화가 진행된데다가 원작과 전혀 닮지도 않은 모델링으로 팬들은 크게 실망하고 있습니다.
특히 플라운더는 그렇다쳐도 세바스찬의 경우, 원작의 ‘트리니다드 게’라는 독특한 생김새에서 갑자기 흔한 달랑게로 변해 원작 파괴라는 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또 달랑게의 경우 바닷물에 아가미를 적셔 호흡하는 종이기는 하지만, 물 속에 오래 있으면 익사하는 종으로 애리얼과 함께 바닷 속을 탐험하는 건 말도 안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죠.
그러지 않아도 캐스팅으로 논란이 많은데, 주연배우 할리 베일리는 그 논란을 부추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할리베일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캐스팅에 반발하는 것은 충격적이지 않다”라며 “흑인으로서 당연히 예상했던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흑인에게는 또 다른 커뮤니티가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 자신을 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했는데요. 이런 태도는 자신의 캐스팅이 왜 논란이 되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한 채, 그저 흑인이기 때문에 욕을 먹고 있다는 식으로 대답한 것이기 때문에 더 큰 논란을 불러왔죠.
게다가 이번에 ‘인어공주’의 캐스팅에 필요 이상으로 관여했고 할리 베일리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밀어주는, 할리 베일리 소속사 대표 할리우드 스타 비욘세의 경우, 할리 베일리에게 아예 “댓글을 보지 마”라고 조언했다 합니다.
할리 베일리는 인터뷰에서 “처음 계약했을 때, 대표 비욘세가 나에게 ‘나는 나에 대한 댓글을 읽지 않는다. 너도 절대 댓글 보지 말라’고 당부했다”며 비욘세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한 바 있는데요.
외부 피드백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런 태도 역시 인어공주 영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이라는 의견이 대다수였습니다.
또 할리 베일리는 논란이 한창 진행중인 올해, 2023 디즈니 엑스포에 참여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참여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는 인터뷰에서 “어떤 마블 슈퍼히어로도 어메이징 할 것이다. 나는 스톰을 사랑한다”라고 밝혔는데요.
아직 자신을 향한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은 상태에서 이같은 발언을 했다는 점이 많은 영화 팬들을 분노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김필환 에디터 <제보 및 보도자료 help@goodmakers.net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 출처=디즈니 ‘인어공주’, 온라인 커뮤니티, 할리 베일리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