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 83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이근 전 대위의 무단 출국 관련 재판이 열렸습니다. 이근 전 대위가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 여권법 위반 혐의 첫 재판을 마친 건데요, 재판이 끝나고 나오면서 유튜버 구제역을 폭행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날 유튜버 구제역은 방청객으로 재판에 참여했습니다. 그는 재판이 끝난 이 전 대위를 따라가며 “6년째 신용불량자인데 채권자에게 미안하지 않냐”는 질문을 반복해서 던졌죠. 이에 법정 복도를 지나던 이 전 대위가 화를 참지 못하고 “X까 X신아”라며 손바닥을 들어 구제역의 얼굴을 폭행했습니다. 이근 전 대위는 구제역에게 욕설을 퍼붓고 자리를 떠났습니다.
구제역과 이근의 사이는 이전부터 좋지 못했습니다. 구제역이 평소 유튜브에서 이근 전 대위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해 왔기 때문입니다. 이근 전 대위 역시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구제역이 계속 허위 사실을 유포한다”며 맞받아쳤습니다. 구제역은 이전에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근이 피해자를 협박하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며, 이근 대위가 강제추행 피해자 A씨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겠다고 한 행위를 지적했습니다. 이에 이근은 구제역을 두고 “입만 터는 방구석 렉카 X끼. 비만 루저가 그 의자에서 일어나기도 힘들어서 거짓으로 날 깎아내리냐”고 분노한 바 있습니다.
한편 이근의 인스타그램 계정이 정지된 적이 있는데요. 이 때 구제역을 포함한 몇몇 유튜버들이 계정 정지의 원인으로 이근의 강제추행을 들었습니다. 그룹 룰라 출신 고영욱처럼, 성범죄 이력 때문에 인스타그램 계정이 삭제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었죠. 이에 이근 전 대위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에 “기레기와 렉카 XX들”이라며, “인스타그램 계정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성추행 때문에 삭제됐다고 또 허위 사실을 유포하네. XX XXX 보는 성제준하고 미성년자한테 찝쩍대서 차단당하는 구제역이 성범죄 XX들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구제역이 ‘찍쩝대서 차단을 당했다’는 말은 무슨 이야기일지, 지금부터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2021년, 당시 구독자 8만 명 가량이었던 구제역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란에 한 게시글이 올라왔습니다. “최근 스트리머들과 관련된 사건을 다루다 보니 인방(인터넷방송)을 즐기는 사람들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글은 트위치 여자BJ를 저격하는 글이었습니다. 그는 해당 여캠들이 자신이 이슈 유튜버라는 이유만으로 차단 조치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구제역은 “직접 (방송을 시청하며) 별풍선과 도네이션을 쏘며 인방을 즐기는 분들의 마음을 공감해보려 했는데 이상하게 트위치 여캠들은 제 닉네임만 보면 블랙(블랙리스트)을 먹였다”고 주장하며 “제 돈 주고 블랙 먹으니 기분이 상당히 불쾌하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직업만 보고 앞뒤 따지지 않고 블랙 먹여버리는 게 트위치 감성이라는 건가요?” 라며 해당 여캠 두 명을 직접적으로 언급했습니다. 그가 말하는 여캠 BJ는 우정잉과 진자림이었죠. 그는 “직에 귀천은 존재하지 않는다는데 이슈유튜버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앞뒤 재지 않고 차단 박아버리는 모습은 솔직히 조금 서러웠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구제역은 이후에도 비슷한 글을 올렸습니다. 그는 후에 올라온 글에서 “최근들어 아프리카 코인게이트, 김이브 사건을 다루며 인방 문화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저는 해당 주제에 대한 영상을 다루기 전까지 인방 문화를 접해본 적이 없습니다” 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댓글을 읽다 보니 방송을 진행하는 사람이 도네를 쏘는 것은 트위치 문화에 어긋나는 행동이라는 것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조금이나마 유명세가 있는 사람은 도네를 쏘면 안 된다는 문화가 이해되진 않지만 그것이 트위치식 문화라면 제가 이해해야죠” 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뒤에도 “본 계정으로 도네이션을 하는 것이 트위치 문화에 어긋나는 행동이라면 제가 제가 받아들이고 이해해야죠”, “본 계정으로 도네를 쏘면 안 된다는 트위치 감성과 문화를 이해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등 이해하겠다는 말을 반복했습니다. 비꼰다고 받아들일 수도 있는 어투였지요.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우정잉이 직접 이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밝혔습니다. 우정잉은 구제역이 유튜버인지 전혀 몰랐고, 구제역을 차단한 이유는 채팅 규칙을 어겼기 때문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함께 구제역이 당시 방송에서 우정잉에게 보낸 메세지도 공개됐습니다. 구제역은 방송 당시 1,000원을 후원하며 “아이유가 인방 시작했는 줄 알고 들어왔는데 우정잉이었네?” 라는 메세지를 보낸 걸로 밝혀졌습니다. 우정잉의 채팅 규칙에는 ‘누군가와 닮았다’는 발언을 할 경우 차단 조치를 한다는 조항이 있었고, 이를 숙지하지 않은 구제역이 오해한 것임이 밝혀졌죠. 이후 구제역은 자신의 실수가 맞다고 인정하며 사과했습니다. 다만 사과글에 진지함이 묻어나지 않아 논란이 생겼으며, 이후 사과글은 삭제되었습니다.
우정잉 저격 사건은 이렇게 막을 내렸지만 이 상황에서 그가 저격했던 여캠이 한 명이 더 남았습니다. 바로 진자림입니다.
진자림도 우정잉처럼 직접 구제역의 유튜브 채널에 찾아와 덧글을 남겼습니다. 그는 “저는 왜 저격당했나요? 궁금합니다”라며 의아해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진자림의 전 영상 편집자는 구제역이 과거 진자림의 방송에서 후원과 함께 남겼던 메세지들을 공개했습니다. 공개된 사진에서 진자림에게 구제역은 1,000원을 후원하며 “진자림 님을 팬으로서 좋아하는 연애학석사”라고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이후에도 비슷한 메세지는 계속됐습니다. 당시 방송은 연애상담 방송이었는데요, 구제역은 1,000원 씩을 후원하며 “딱 보니까 그린라이트네. 고백해요. 제가 연애학 석사라서 잘 알아요”, “그린라이트네. 이거 고백 안하면 바보다. ps. 연애학 석사 구제역”, “남자가 칼을 들었으면 무라도 썰어야 합니다. 이거 고백 각이에요. 조상의 지혜를 따르십시오” 등 ‘연애학 석사라서 잘 안다. 고백해라’ 라는 의미의 메세지를 수 차례 보냈습니다.
메세지를 반복하던 그는 “진자림 님을 팬으로서 좋아하는 연애학석사입니다. 혹여나 걱정돼서 하는 말인데 절 이성으로 보지 말아주세요. 그냥 팬과 스트리머의 관계로 남고 싶습니다” 라는 메세지를 보냈습니다. 이후에 “죄송합니다. 선 넘었네요. 조심하겠습니다” 라는 도네이션을 끝으로 사라졌습니다.
앞서 언급한대로, 이근은 “미성년자한테 찝쩍대서 차단당하는 구제역”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한편 진자림의 전 편집자가 공개한 방송은 2020년 9월 20일에 진행됐습니다. 진자림은 2001년 7월생으로, 당시 갓 성인이 된 나이였죠. 이근은 이를 두고 해당 발언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과거 진자림에게 반복적인 메세지를 보낸 전적이 알려짐으로써 앞서 “인방 문화를 접해본 적이 없고, 트위치 문화를 이번에 알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었음이 밝혀졌습니다. 이런 전적이 알려지자 사람들은 구제역을 곱게만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편, 구제역은 왜 법원까지 찾아간 걸까요? 앞서 구제역이 이근에게 진실을 물으면 이근은 대개 거친 언어를 사용하거나 구제역의 외모를 비하하는 발언을 하며 반박해 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근이 “니 부모님 참 한심하겠다. 넌 시기 질투할 수밖에 없다” 등 한 달 전 돌아가신 구제역의 어머니를 언급하면서 둘 사이 감정의 골이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구제역은 이근에게 “부끄러움을 모르는 금수새끼가 되지 말라. 당신이 혐오하던 익명 XX들조차 이런 상황에 놓인 사람에게 패드립을 치진 않는다”고 장문의 글을 남겼습니다.
이근이 구제역의 어머니가 돌아가신 걸 몰랐을 수도 있어 그가 어떻게 반응할지 시선이 집중됐는데요. 이근은 말을 거두지 않고 “비만 구제역, 얼마나 네가 역겨우면 너의 어머니가 스트레스 받아서 안타깝게 일찍 돌아가시냐”고 다시 한 번 구제역의 어머니를 언급했습니다.
앞서 이근은 구제역에게 ‘방구석에 있지 말고 나와서 말을 해 보라’는 식의 발언을 해 왔습니다. 이에 어머니 언급에 화가 난 구제역이 이근을 찾아갔지만 만날 수도, 답을 들을 수도 없었습니다. 이에 구제역이 직접 법원으로 찾아갔고, 폭행을 당하게 된 것이죠.
이후 그는 “돌아가신지 1달된 어머니가 모욕당했을지라도 참고 견뎌야 하는게 대인배로서의 자세라면 저는 평생 소인배로 살겠다”며 “제가 일방적인 구타를 당할 게 뻔한 싸움일지라도 이근의 얼굴에 주먹 한 방 날리고 싶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근에게 “승패에 관계없이 당신이 저의 제안에 응해주신다면 두 번 다시 당신을 언급하지 않겠다. 당신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붙어줄테니 저랑 로드FC 무대 위에서 한판 붙자”고 선전포고했습니다.
구제역은 해당 글에서 로드FC 정문홍 대표에게 자신과 이근의 매치업을 주선해달라고 요청했는데요.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진행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규연 에디터 <제보 및 보도자료 help@goodmakers.net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사진 출처 = 유튜브 구제역, 온라인 커뮤니티, 유튜브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