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 후 본인이 ‘농담’으로 한국 대표팀 감독직을 제안했는데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이를 수락했다고 주장했다.
대한축구협회 측은 지난 2월 16일 긴급 임원 회의를 개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확정지었다. 이날 정몽규 회장은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 교체를 밝혔다.
당시 정 회장은 “클린스만 선임에 대한 여러 오해가 있다”며 “전임 파울루 벤투 때와 같은 프로세스로 (클린스만이) 선임된 것”이라고 했다. 정 회장이 클린스만 선임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 직접 해명한 셈이다.
이후 클린스만이 지난달 21일 독일 매체 ‘슈피겔’과 인터뷰한 내용이 재조명됐다. 클린스만 선임 과정에서 자신의 입김이 들어가지 않았다는 정 회장의 발언과 맞지 않는 내용이 인터뷰에 있어서다.
클린스만은 인터뷰에서 “2017년 정몽규 회장과 처음 만났고, 이후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8강 또는 준결승 경기의 VIP 구역에서 그를 다시 만났다”고 했다. 클린스만과 정 회장이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이 16강 탈락하고, 벤투의 사임이 발표됐을 때 우연히 만난 것이다.
클린스만은 “월드컵에서 정 회장과 만나 인사한 뒤 ‘감독 찾고 있냐’고 물었다”며 “그랬더니 정 회장 표정이 굳더니 ‘진심이냐’고 되물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슈피겔에 자신은 농담조로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음날 우리는 한 호텔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다”며 “그때 내가 (정 회장에)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하며 ‘우리가 오랫동안 알고 지내 그냥 말했던 거니 혹시 흥미가 있으면 연락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클린스만은 “그로부터 몇 주 뒤에 정 회장에게 전화가 왔다”며 “정 회장이 (통화에서) 관심을 표했고, 그렇게 농담에서 모든 일이 시작됐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경질 발표 기자회견에서 정 회장은 “감독 후보 61명을 23명으로 좁힌 뒤 마이클 뮐러 KFA 전력강화위원장이 5명과 인터뷰했다”며 “이후 1~2위와 2차 면접을 진행한 뒤 클린스만이 감독으로 최종 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KFA 전력강화위원회가 감독 선임 절차를 진행한 시점은 지난해 1월 중이었다. 클린스만의 슈피겔 인터뷰 내용이 사실이라면, 정 회장과 클린스만은 카타르 월드컵이 진행 중이던 2022년 12월부터 한국 대표팀 감독직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