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120%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애플 아이폰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가장 극단적인 전망은 현 아이폰 가격보다 3배 이상 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 것.
지난 8일(현지시간) CNN방송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관세가 발효됨에 따라 의류부터 전자제품까지 다양한 제품의 가파른 가격 상승은 대부분 미국 소비자들이 부담해야 할 것”이라며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옮긴다고 가정했을 때, 미국에서 만들어진 아이폰 가격은 3500달러(520만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앞서 백악관의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상호관세 발효 전 아이폰 생산기지 이전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에게 미국이 스마트폰을 생산할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놨다. 레빗 대변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으로 제조업 일자리를 가져오기를 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국내에서 스마트폰을 제조할 노동력·자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노동력과 자원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며 “애플은 미국에 50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는데 애플이 미국에서의 제조 가능성을 믿지 않았다면 그렇게 큰 금액을 투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플은 앞서 미국에 향후 4년간 5000억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다만 이는 인공지능(AI) 분야에 투자하겠다는 것으로, 제조 투자와는 다르다.
미국 정부가 상호관세를 발표한 이후 아이폰 가격은 최상급 모델인 아이폰16 프로 맥스 1TB 모델을 기준으로 2300달러(약 341만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현재 가격은 1599달러(약 237만원)으로, 최대 43% 인상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런데 아이폰을 미국에서 생산하게 될 경우 이보다 훨씬 더 큰 폭의 가격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것. 웨드부시의 분석가 댄 아이브스는 아이폰이 미국에서 생산되면 가격이 3500달러(약 520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니덤의 로라 마틴 애널리스트는 아이폰 생산기지 이전 가능성에 관해 “현실적인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이 미국으로 들여오는 아이폰 물량 중 일부를 인도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이폰은 애플 전체 매출 가운데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핵심 제품이어서 가격 인상에 따라 판매량이 감소할 경우 실적이 고꾸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