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주인을 찾아 병원을 헤매는 충견이 보는 이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아르헨티나 지방 리오콰르토에 있는 산안토니오병원에 가면 언제나 만나볼 수 있는 ‘피라타’가 그 주인공이다. 피라타가 병원을 찾기 시작한 건 주인이 입원한 지난해 11월.
피라타의 주인은 심장질환으로 이 병원에 입원해 수술을 받았지만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하지만 피라타는 주인이 사망한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다. 시신을 본 적도 없다. 그렇기에 피라타는 매일 병원을 찾아 주인이 입원해 있던 4층 404호 병실 주변을 서성인다.
매번 헛걸음을 하지만 주인이 사망한 뒤로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병원을 찾고 있는 피라타. 병원은 원칙적으로 동물의 입장을 불허하고 있지만 안타까운 사정을 아는 직원들은 피라타를 쫓아내지 않고 있다.
4층 병동에 근무하는 한 간호사는 “처음엔 개를 돌려보내려고 했지만 끈질지게 찾아오는 정성에 직원들도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눈가의 얼룩이 마치 해적을 연상하게 한다며 충견에게 ‘피라타’라는 이름을 지어준 것도 병원 직원들이었다. 피라타는 스페인어로 ‘해적’이라는 뜻이다.
직원들은 “피라타가 404호에 들어갈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면서 “개가 사람과 가장 가까운 동물이라고 불리는 이유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아르헨티나에선 지난해에도 죽은 주인을 잊지 못하는 충견이 언론에 소개돼 화제가 됐다. 캡틴이라는 이름을 가진 화제의 충견은 2006년 3월 주인이 사망한 뒤 하루도 빼지 않고 주인의 무덤을 찾아가고 있다.
공동묘지 관계자는 “캡틴이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주인의 무덤을 스스로 찾아왔다”면서 “앞다리가 부러진 채 무덤을 처음 찾은 이후 하루도 빼지 않고 묘지에 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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