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하게 끊어낼 수 있게 도와주세요”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내 가정사 떠벌리고 다니는 남자친구’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사연이 게재됐다.
글쓴이 A씨는 “결혼 전제로 5개월째 만나는 남자친구(B씨)가 있었다”라며 “아는 분께서 선자리를 주선해주셨는데 마음이 잘 맞아서 잘 됐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에게는 말 못 할 가정사가 있었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바람으로 어머니는 집을 떠났고, 홀로 남겨진 A씨를 돌본 건 (입양) 고모와 고모부였다고.
A씨는 “20살 때 아빠가 한참 전에 자살로 돌아가셨다는 걸 알았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지만 고모, 고모부와 언니들 위로 덕분에 잘 극복하게 됐다”라며 “이런 가정사를 남자친구한테 언제 말해야 하나 참 고민이 많았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A씨는 B씨를 결혼 전제로 만나왔던 만큼 그에게 모든 가정사를 털어놓았다고. 이야기를 전해 들은 B씨는 적잖이 충격을 받은듯했지만 이내, A씨를 안쓰럽게 여기며 모든 것을 포용했다.
마음의 짐을 내려놓은 줄 알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A씨는 B씨와 결혼을 그만두기로 결심했다. A씨에게는 상처 아닌 상처였을 가정사를 B씨는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주변인들에게 말하고 다녔기 때문이다.
두 사람을 소개해준 주선자는 물론, 남자친구가 정기모임을 하고 있는 학창시절 친구들에게까지.
A씨는 “제 과거가 하나도 부끄럽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내가 믿는 사람이라면 다 털어놓고 아무렇지 않게 말할 수 있다”라며 “그런데 난생처음 보는 사람들 앞에서 내 과거가 공개되고 그로 인해 나를 동정하는 눈빛들과 말투들이 너무 수치스러워서 그 자리에 있을 수가 없었다”라며 속상함을 토로했다.
그녀는 “엄마 아빠는 모르시고, 작은 언니한테 펑펑 울면서 말했더니 엄청 화내더라. 정은 떨어졌지만 사랑이라는 게 순식간에 식는 게 아니니, 독하게 연락해서 딱 끊어낼 수 있게 도와달라”라고 호소했다.
한편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아무리 입 가볍고 허세 심한 남자라고 해도 자기 여자 허물은 감추고 보듬어주게 되어 있습니다” “남자 입이 왜 이렇게 가벼움?” “정말 할 얘기 못할 얘기 구분을 못하는 듯”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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