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탈락 후 ‘사퇴’ 홍명보 감독, 일본 축구계서 동정론 확산… 고노 다로 의원 “우리 OB 괴롭히지 마라” 지지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의 책임을 지고 지휘봉을 내려놓은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을 향해 일본 내에서 안타까움과 동정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과거 일본 프로축구(J리그) 무대를 누비며 강한 인상을 남겼던 홍 감독을 향해 현지 축구계와 정계 인사들이 두둔하고 나선 것이다.
일본 정계의 거물급 인사인 고노 다로 중의원 의원은 지난 2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를 통해 “우리 팀의 선배(OB)인 홍명보를 더 이상 괴롭히지 말아 달라”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외무상, 방위상, 디지털상 등 정부 요직을 두루 거친 고노 의원은 홍 감독이 1997년부터 1998년까지 선수로 활약했던 J리그 ‘쇼난 벨마레’의 전임 대표이사를 지낸 특별한 인연이 있다.
고노 의원은 해당 게시물에 한국 대표팀의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 이후 이재명 대통령과 축구 팬들이 홍 감독에게 쏟아낸 강도 높은 질타와 비판 여론을 다룬 보도 기사를 함께 첨부하며 우려를 표했다.
현지 축구 칼럼니스트인 에노키도 이치로 역시 홍 감독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명보가 다시 일본으로 오기를 바란다”며 “그가 현역 시절 보여주었던 뜨거운 투지는 여전히 J리그 팬들의 가슴속에 깊이 남아있다”고 격려했다.
앞서 홍 감독이 이끈 한국 대표팀은 역대 최강의 ‘황금세대’ 멤버들을 보유했다는 극찬 속에서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올랐으나, 조별리그 A조에서 1승 2패(승점 3, 골득실 -1)라는 부진한 성적으로 조 3위에 그쳤다. 이어 참가국 확대(48개국)에 따라 각 조 3위 12개국 중 상위 8개 팀에 주어지는 와일드카드 토너먼트행 티켓 경쟁에서도 10위에 머무르며 결국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축구가 받아 든 최종 성적표는 34위다.
성적 부진에 대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 홍 감독은 결국 사령탑 자리에서 물러났다. 지난 2024년 7월 8일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됐던 그의 원래 계약 기간은 오는 2027년 1월에 개최되는 아시안컵까지였다.
홍 감독은 사퇴를 발표하는 입장문에서 “제가 내린 모든 결정이 항상 정답이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모든 판단의 유일한 기준은 늘 한국 축구의 발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국가대표 감독이란 결국 결과로서 증명해야 하며, 그 어떤 핑계도 통하지 않는 자리”라며 “많은 국민과 팬들이 기대하셨던 성과를 거두지 못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사령탑인 저에게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