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야구 청룡기서 ‘스타벅스·탱크데이’ 조롱 구호 외친 배재고, ‘전국대회 6개월 출전 정지’ 중징계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경기 중 특정 지역을 비하하고 희화화하는 응원 구호를 사용해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배재고등학교 야구부가 강력한 징계를 받게 됐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제11차 스포츠공정위원회’를 긴급 소집하고, 경기 도중 부적절한 언행으로 스포츠 정신을 훼손한 배재고에 대해 전국대회 출전 정지 6개월의 징계를 처분했다고 발표했다.
협회는 “해당 사안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확산되며 심각한 사회적 논란으로 번진 점을 엄중하게 판단했다”라며 “f사실관계를 파악하고 대상자들의 소명을 종합적으로 심의한 결과, 이번 행위는 경기장의 질서를 심각하게 어지럽히고 스포츠 정신을 정면으로 위배한 사건으로 결론지었다”고 징계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출전 정지 징계는 당장 2일에 열리는 청룡기 2회전부터 적용된다. 이에 따라 지난 1회전에서 광주제일고를 상대로 거둔 승리는 무효화되며, 2회전 상대였던 순천효천고와의 경기는 배재고의 몰수패로 기록된다.
특히 6개월 출전 제한 처분으로 인해 배재고는 청룡기를 비롯해 7월 대통령배, 8월 봉황대기, 10월 전국체전 등 올 시즌 예정된 주요 전국대회에 전면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이로 인해 대학 진학 및 프로 드래프트를 앞둔 3학년 선수들의 진로에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KBSA 관계자는 “단체 팀에 내릴 수 있는 ‘경기 질서 문란 행위’ 관련 최고 수위의 징계 시효가 6개월”이라며 “협회 차원에서 단행할 수 있는 가장 무거운 법적 처벌을 적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논란을 일으킨 개별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등 지도자에 대한 개별 징계 처분은 잠정 보류됐다. 협회는 팀 징계를 우선 확정한 뒤, 출전 정지 기간 내에 추가 조사를 진행해 구체적인 가해 대상자를 명확히 특정할 계획이다. 이후 공정위를 다시 열어 개인 징계 수위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배재고는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치러진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광주제일고와의 1회전 경기에서 덕아웃 선수들이 상대 팀을 향해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조롱 섞인 응원가를 여러 차례 연호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과정에서 “탱크데이”라는 비하성 단어까지 명확히 외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상대 편이었던 광주일고 코치진이 배재고 덕아웃을 향해 강하게 항의하며 경기장 내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해당 구호에 등장한 ‘스타벅스’와 ‘탱크데이’는 최근 스타벅스코리아가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앞두고 ‘탱크데이’, ‘책상의 탁’ 등 부적절한 문구를 마케팅에 활용해 역사 왜곡 및 5·18 폄훼 논란을 빚었던 사건을 인용한 것이다. 야구 팬들과 네티즌들은 고교 스포츠 현장에서 경기와 무관한 정치·지역적 아픔을 상대 팀 조롱 수단으로 악용한 것을 두고 스포츠맨십 상실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사태가 커지자 배재고 측은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으나 엄중한 중징계를 피하지는 못했다.
한편 야구협회는 이번 파문을 계기로 아마추어 야구계 전반의 부적절한 응원 문화를 뿌리 뽑기 위한 재발 방지책과 제도 정비에 나선다. 앞으로 개최되는 모든 전국대회에서는 경기 전 감독 미팅 시 비하성 및 부적절한 응원 행위를 금지하는 사전 교육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또한 대회 운영 규정을 개정해 ‘개인이나 단체에 심각한 사회적·경제적 폐해를 야기한 경우’를 가중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을 신설, 향후 유사한 지역 비하 및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KBSA는 “이번 조치에 그치지 않고 학생 선수들과 지도자들이 올바른 사회적 감수성과 역사 인식을 함양할 수 있도록 돕는 실질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신설할 예정”이라며 “이를 위해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관계 부처와 적극적으로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