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최근 자신들 소유의 아파트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매수인에게 거액을 직접 빌려주는 이른바 ‘셀프 대출(매도인 금융)’ 방식을 동원한 것으로 드러나 정치권에 파장이 일고 있다. 야당은 서민들의 대출은 겹겹이 규제하면서 정작 대통령 본인은 사금융을 통해 부동산 규제를 우회했다며 거세게 비판하고 나섰다.
■ 분당 아파트 팔며 17.7억 근저당 설정… 사실상 15억 대출
20일 정치권과 등기부등본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 내외는 지난 14일 공동 명의로 보유 중이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소재 양지마을 1단지 금호아파트를 매각했다. 소유권은 16일 자로 50대 매수인 두 명(공동명의)에게 넘어갔다.
논란의 핵심은 거래 방식이다. 소유권 이전이 이루어진 당일, 이 대통령 내외를 근저당권자로 하고 매수인을 채무자로 하는 채권최고액 17억 7000만 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됐다. 통상 채권최고액이 실제 빌린 돈의 120% 수준에서 설정되는 것을 감안하면, 매도인인 이 대통령 측이 매수인에게 집값의 명목으로 약 15억 원을 직접 빌려주고 거래를 성사시킨 셈이다.
■ “재건축 ‘물딱지’ 피하려 치밀하게 계산된 편법”
국민의힘은 이번 거래가 다가올 규제를 피하기 위한 치밀한 꼼수라고 지적했다. 해당 아파트 단지는 이달 말 재건축 사업 시행자 지정 고시가 예정되어 있다. 고시 이후에는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되어 매물이 이른바 ‘물딱지(현금청산 대상)’로 전락하게 된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규제 일정을 정확히 계산하고 털어낸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 대출이 막히면 매도인에게 직접 사금융을 빌리라는 기막힌 가이드라인을 대통령이 몸소 보여줬다”고 직격했다.
주진우 의원 역시 “당장 이사 갈 새 집을 구해야 하는 평범한 국민들은 매매 잔금을 받아야 하므로 이런 식의 거래가 아예 불가능하다”며 “청와대 관저에 거주해 당장 거처 걱정이 없는 대통령이기에 가능했던 특권적 거래”라고 꼬집었다.
■ 서민 대출은 옥죄고 대통령은 우회?… ‘내로남불’ 역풍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를 명분으로 강력한 대출 규제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불거진 이번 사태는 ‘내로남불’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공식 논평을 통해 “매매 대금의 60% 이상을 매도인이 직접 빌려주며 소유권을 넘기는 기이한 꼼수 거래”라고 규정했다. 이어 “국민에게는 빚내서 집 사지 말라며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더니, 본인은 재건축 프리미엄을 온전히 챙기기 위해 온갖 편법을 동원했다”며 “국민이 하면 투기이고 대통령이 하면 정상 거래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측은 이 대통령이 서민들의 자산 형성을 방해한 과도한 규제 정책에 대해 사과하고, 이번 ‘셀프 대출’ 매매의 전말을 국민 앞에 투명하게 해명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어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