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경기 분당 아파트 매도 과정에서 불거진 이른바 ‘17억 7000만 원 근저당(셀프 대출)’ 논란과 관련해, 해당 아파트를 사들인 매수자가 직접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항간에 떠도는 특혜 의혹이나 대통령과의 특수 관계를 전면 부인하며, 이번 꼼수 거래 논란의 배경에는 꼬일 대로 꼬인 ‘전세난’과 ‘실거주 의무’ 등 복잡한 부동산 규제가 자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매매가 29억 중 11.3억만 선지급… 전세난이 낳은 촌극”
22일 관련 취재를 종합하면, 이 대통령의 분당 아파트 매매 과정에서 불거진 17억 7000만 원의 근저당 설정은 현 세입자의 전세 보증금 반환 문제와 직결되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아파트의 총 매매 대금은 29억 원이다. 이 중 매수자 A씨는 중도금 명목으로 11억 3000만 원을 먼저 지급했는데, 이는 공교롭게도 현재 거주 중인 세입자의 전세 보증금 액수와 정확히 일치한다. 매매가 29억 원에서 11억 3000만 원을 뺀 나머지 차액이 바로 논란이 된 17억 7000만 원이며, 매수자는 자신이 현재 거주 중인 집을 팔아 오는 10월 말 해당 잔금을 치를 계획이다.
매수자 A씨는 “잔금을 당장 치를 수 없어 근저당을 설정한 것처럼, 현 세입자 역시 이사 날짜를 단번에 맞추기 힘든 상황이었다”며 “세입자가 무사히 나가야 우리도 입주할 수 있는 구조였기에 보증금에 해당하는 금액만 먼저 지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택을 매입할 경우 ‘실거주 의무’가 발생하기 때문에, 세입자 퇴거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전세난까지 겹치며 이 같은 거래 방식이 동원됐다는 것이다.
■ 소유권 먼저 넘긴 이유? “재건축 조합원 지위 승계 때문”
가장 큰 의문점이었던 ‘잔금을 다 받지도 않은 상태에서의 소유권 이전’에 대해서도 매수자는 재건축 일정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해당 단지는 이달 30일 사업시행자 지정·고시가 예정되어 있다. 현행법상 이 시점 이전에 소유권 이전 등기를 완료해야만 새 매수자가 재건축 조합원 지위를 온전히 승계받을 수 있다. 매수자 A씨는 “집주인(이 대통령) 측에서 우리의 이러한 다급한 사정을 배려해 먼저 소유권을 넘겨준 것일 뿐”이라며 “재건축 단지에서는 종종 일어나는 거래 형태”라고 강조했다.
결국 기존 세입자의 원활한 퇴거와 새 매수자의 재건축 조합원 자격 획득이라는 두 가지 난제를 한 번에 해결하려다 보니, ‘보증금 선반환’과 ‘잔금 근저당 설정’이라는 극히 이례적인 거래 방식이 탄생한 셈이다.
■ 매수자 “대통령과 모르는 사이… 30년 분당 거주 평범한 소상공인”
일각에서 제기된 이 대통령과의 특수 관계 의혹에 대해 A씨는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 부부는 분당에서만 30년 가까이 자영업을 하며 살아온 아주 평범한 사람들”이라며 “남편 역시 변호사나 고위 공무원 출신이 아닌 평범한 직장인”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이사를 위해 집을 내놓고 새집을 알아보던 중 우연히 조건이 맞는 매물이 대통령의 집이었을 뿐, 개인적인 친분은 전혀 없다”며 “부동산 중개업소를 통한 정상적인 거래였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 정책 엇박자 속 우회로 찾은 대통령… 비판 여론은 여전
매수자의 해명으로 거래의 전말은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났지만, 정치권과 대중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일반 서민들은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와 실거주 의무 등에 가로막혀 내 집 마련이나 이사에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데 반해,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은 겹겹이 쌓인 부동산 규제를 사금융(매도인 대출)이라는 기형적인 방식으로 유유히 우회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거래는 대출 규제, 토지거래허가제, 실거주 의무, 전세난 등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의 난맥상이 한 건의 거래에 모두 집약된 촌극”이라며 “서민들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면서 정작 본인은 규제의 허점을 이용했다는 점에서 ‘내로남불’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