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우리나라의 부동산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현실화하기 위해 현재보다 최소 3배 이상 인상해야 한다는 파격적인 입장을 밝혔다. 다만 서민과 실수요자의 피해를 막기 위해 주택의 가격과 거주 목적에 따라 세금 부담을 세분화하는 ‘차등 과세 체계’ 도입을 예고했다.
■ “정치적 손해 감수하고서라도 보유세 3배 인상 대비해야”
23일 열린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은 현행 부동산 세제에 대한 강도 높은 개편 의지를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통상적인 선진국 기준에 맞추려면 우리나라의 보유세는 최하 3배는 올라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당장 3배를 인상할 경우 폭동에 가까운 반발이 일어날 수 있다”며 급격한 인상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도, “이 문제를 방치할 경우 훗날 대한민국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정치적 타격을 입더라도 반드시 다가올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며 강력한 조세 개혁 의지를 천명했다.
■ ‘똘똘한 한 채’ 정조준… 거주 여부·가격에 따른 단계적 차등 과세
세제 개편의 핵심 방향으로는 ‘기본 기준선 설정을 통한 단계적 차등 과세’를 제시했다. 무조건적인 증세가 아닌, 투기 수요와 실수요를 명확히 분리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일반적인 1주택자를 기준으로 적정 수준의 기본 보유 부담을 정한 뒤, 서민·중산층의 실거주 주택이나 지방 소재 주택에는 세금 감면 혜택을 부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다주택자를 비롯해 명백한 투기 목적의 비거주 주택, 초고가 호화 주택에 대해서는 가중치를 두어 세금 부담을 대폭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동안 부동산 시장의 부작용으로 지적되어 온 ‘똘똘한 한 채’ 현상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 정책이 1가구 1주택을 무조건적으로 보호하려다 보니, 주택의 가격이나 투기 목적 여부와 상관없이 동일한 혜택을 주어 오히려 고가의 주택 한 채를 이용한 투기 기회를 열어준 셈이 됐다”고 지적했다.
■ ‘실거주’ 대신 ‘거주용’… 선의의 피해자 막는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 및 투기 규제 과정에서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용어와 제도를 정비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불가피한 사유(직장 발령, 자녀 교육 등)로 잠시 집을 비우는 1주택자들이 투기꾼으로 몰리는 맹점을 해결하기 위해, 정책 기준 용어를 ‘실거주’에서 ‘거주용’으로 변경할 것을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관저 거주로 인해 비어있는 본인 소유의 집 역시 비거주용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며 “일시적으로 집을 비우더라도 목적이 거주용이라면 실수요자와 동일하게 보호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 전문가들 “녹슨 칼 안 돼… 고강도 세제 개편 필요”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예고된 보유세 증세, 특히 고가 1주택자에 대한 과세 강화 방향에 공감을 표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똘똘한 한 채’ 역시 종합부동산세의 정당한 과세 대상이 되어야 한다”며 “정부가 조만간 발표할 세제 개편안은 시장에 확실한 시그널을 줄 수 있을 만큼 강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보유세를 높이면서 동시에 양도소득세를 낮추는 등의 타협안이나 예외 조항을 남발한다면 부동산 시장 안정화라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일관성 있는 핀셋 증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