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대공황 수준으로 심각해진 한국 증시 상황

2026년 7월 24일   김주영 에디터

국내 주식시장이 지정학적 리스크와 글로벌 기술주 충격이 맞물리며 그야말로 ‘패닉 셀링(공황 매도)’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 양대 시장 모두 선물 가격이 급락하며 프로그램 매도 호가 효력이 일시 정지되는 ‘사이드카’가 잇따라 발동되는 등 시장의 변동성이 극에 달한 모습이다.

■ 코스피·코스닥 동반 ‘매도 사이드카’ 발동… 외인·기관 대규모 투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23분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데 이어 오전 11시 49분에는 코스닥 시장에서도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는 코스피200 및 코스닥150 선물 가격이 전 거래일 대비 5%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된 데 따른 조치다. 유가증권시장의 매도 사이드카 발동은 올해 들어서만 벌써 21번째이며, 매수 사이드카를 포함하면 총 41번째에 달한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 물량이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조 원 이상, 기관은 1조 원 이상의 물량을 쏟아내고 있으며, 특히 상장지수펀드(ETF) 매매가 포함된 금융투자 부문의 매도세가 거세다. 개인 투자자가 홀로 3조 5000억 원 넘게 순매수하며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낙폭을 줄이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결국 오전 11시 50분을 기점으로 코스피 지수는 5% 이상 폭락하며 6700선 밑으로 주저앉았고, 코스닥 지수 역시 5%가량 급락하며 750선 부근까지 밀려났다.

■ 중동 긴장 고조에 국제 유가 100달러 돌파… 안전자산 선호 심리 극대화
이러한 폭락장의 근본적인 원인은 대외적 악재가 한꺼번에 겹친 탓이다. 가장 큰 뇌관은 재점화된 미국과 이란 간의 군사적 갈등이다. 전날 홍해상에서 유조선 피격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겨냥한 대규모 공격을 검토 중이라고 발언하면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요동치며 국제 유가가 치솟았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으며,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또한 90달러 선을 넘어섰다. 물가 상승 우려로 미국 국채 금리마저 급등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 국내 외환시장 역시 요동치며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장 주간 종가 대비 1.40원 상승한 1475.60원을 기록했다.

■ 빅테크 실적 쇼크에 반도체 ‘흔들’ vs 바이오·방산·정유 ‘나홀로 강세’
미국 증시에서 촉발된 ‘빅테크 쇼크’도 국내 증시에 직격탄이 됐다. 알파벳(구글 모회사)과 테슬라 등 주요 기술주들이 실적 발표 이후 급락하면서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7% 이상 폭락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덧붙여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를 비롯해 로보틱스, 2차전지 관련 업종 등 기술 성장주 전반이 대거 파란불을 켰다.

반면, 극심한 하락장 속에서도 특정 테마와 실적 호전주들은 자금이 쏠리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중동발 위기 고조로 인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2.82%) 등 방산주와 에쓰오일(S-Oil, +2.14%) 등 정유주가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또한, 전날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발표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0.66% 폭등했으며, 알테오젠과 HLB 등 주요 바이오 종목들도 선방하며 제약·바이오 업종이 나홀로 피난처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