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65) SK그룹 회장과 노소영(65)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법원이 최 회장에게 9440억 원의 재산을 현금으로 분할해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24일 오후 2시 서울고법 가사1부(부장판사 이상주)는 두 사람의 이혼 소송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을 열고, “최 회장(반소 피고)은 노 관장(반소 원고)에게 재산분할금 9440억 원을 지급하고, 판결 확정일 다음 날부터 완납하는 날까지 연 5%의 지연 이자를 더해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 SK 주식 재산분할 대상 포함… 비율은 최태원 3분의 2, 노소영 3분의 1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이었던 최 회장 명의의 SK 주식은 결국 부부 공동의 재산분할 대상으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전체 재산 형성 기여도를 따져 노 관장에게 3분의 1, 최 회장에게 3분의 2의 분할 비율을 적용했다. 또한 노 관장의 몫으로 책정된 주식 가치 중 모자란 부분에 대해서는 최 회장이 전액 현금으로 정산하도록 명시했다.
분할 대상 주식의 가치를 평가하는 시점은 항소심 변론 종결 시점인 2024년 4월 16일로 정해졌다.
항소심 종결 이후 파기환송심 종결 시점 사이에 SK 주가가 급등한 것과 관련해 재판부는 “최 회장의 경영적 노력이 주가 상승에 미친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다만 부부 공동재산을 공평하게 나누기 위해 주가 상승분 역시 재산분할 비율 산정 과정에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최 회장이 혼인 파탄 이전에 친인척 등에게 증여했던 주식은 경영권 유지 등 경영 활동의 일환으로 보아 이번 분할 대상 재산 목록에서 뺐다.
■ 고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300억’ 기여도는 인정 안 돼
앞서 항소심(2심) 재판부는 노 관장의 부친인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 원이 SK그룹 성장에 기여했다고 판단해 1조 3808억 원이라는 역대급 재산분할액을 산정했다.
하지만 이번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지난해 10월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를 그대로 수용했다. 해당 비자금이 불법적으로 조성된 자금인 만큼, 설령 SK 측으로 유입되었다 하더라도 이를 노 관장의 정당한 재산 형성 기여도로 인정할 수는 없다고 본 것이다.
이에 따라 최종 재산분할 규모는 2심의 1조 3800억 원대에서 9440억 원으로 약 4000억 원가량 줄어들게 됐다. (위자료 20억 원은 이미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되어 이번 심리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 최태원 측 “판결문 면밀히 검토 후 대법원 재상고 결정”
이날 법정에서 구체적인 판단 근거를 일일이 설명하지 않은 재판부의 결정에 대해, 최태원 회장 측 대리인단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최 회장 측 변호인은 선고 직후 “그동안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아직 전체 판결문을 받아보지 못했기 때문에 내용을 상세히 검토한 뒤 구체적인 재상고 여부 등 향후 입장을 밝히겠다”고 전했다.
양측의 이혼 공방은 지난 2017년 최 회장의 이혼 조정 신청으로 시작돼 벌써 9년째 이어지고 있다. 양측 중 어느 한 곳이라도 이번 파기환송심 판결에 불복할 경우, 사건은 다시 한번 대법원의 최종 판단(재상고심)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