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의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장 초반부터 20%를 웃도는 폭등세를 기록하며 국내 증시를 뒤흔들고 있다. 최근 급락장에 지쳤던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순식간에 몰리며 그야말로 ‘도박판’을 방불케 하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연출되는 모습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50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0.53% 폭등한 24만 9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한때 26만 원 선까지 치솟으며 매수세가 폭발했다. 우선주인 삼성전자우 역시 22.45% 오른 18만 4900원을 기록 중이다.
같은 시각 SK하이닉스는 25.49% 급등한 165만 9000원에 거래되며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계열사인 SK스퀘어 역시 29.91% 오르며 상한가에 진입하는 등 반도체 대형주 전반에 강력한 유동성이 유입되고 있다.
이 같은 급등세의 일등 공신은 단연 간밤 뉴욕 증시의 훈풍이다. 직전 거래일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8.2% 급반등하며 마감한 데 이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스(18.36%), 샌디스크(25.99%), AMD(13.00%), 인텔(11.30%) 등 글로벌 주요 반도체 종목들이 일제히 폭등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반등에 대해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그간 증시를 짓눌렀던 반도체 섹터의 디레버리징(레버리지 축소) 우려가 해소되는 국면”이라며 “여기에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아마존의 시간 외 주가 급등과 코스피200 야간선물의 상한가 행진 등이 맞물려 지수 전반의 강력한 반도체를 이끌어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전날 전해진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자사주 매입’ 소식도 투자 심리를 극적으로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 회장은 전날 SK하이닉스 보통주 3620주를 장내 매수했다. 종가 기준으로 약 47억 9000만 원 규모다. 최 회장이 SK하이닉스 주식을 직접 매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향후 주가 반등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최 회장은 최근 주가 변동성과 관련해 “샀다 팔았다 하지 말고 가만히 갖고 있는 게 재산 보전에 좋은 방법”이라며 “메모리는 계속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을 두면 우상향으로 간다. AI가 아직은 4살짜리 어린아이지만 성인이 되려면 메모리가 쓰일 수밖에 없고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빅테크의 실적 기대감과 실질적인 수요 폭증 전망이 맞물리며 반도체주가 다시 한번 강력한 랠리를 시도하고 있지만, 단기 급등락에 따른 변동성이 큰 만큼 ‘빚투’ 등 무리한 레버리지 투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