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의 핵심 대장주인 SK하이닉스가 장중 상한가를 기록하며 국내 반도체 시장에 거대한 파란을 일으켰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둔화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낸 빅테크의 깜짝 실적과 최고경영자의 책임경영 의지가 맞물리면서, 투자 심리가 폭발적으로 살아났다는 분석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날 오후 3시 15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29.95% 폭등한 17만 1800원에 거래되며 가격제한폭에 도달했다. SK하이닉스가 상한가를 기록한 것은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가격제한폭이 ±30%로 확대된 2015년 6월 이후 무려 수년 만에 처음 있는 기염이다. 이날 장 초반부터 20%를 웃도는 급등세로 출발한 주가는 오전 한때 일부 차익 실현 매물로 상승폭을 조절했으나, 오후 들어 강력한 매수세가 다시 유입되며 결국 상한가 문을 닫아걸었다.
이번 폭등의 일등 공신 단연 글로벌 빅테크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호실적이다. MS는 전날(30일 현지 시각)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표를 공개하며 전 세계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핵심 사업인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Azure)’의 가파른 성장세가 확인된 것은 물론, 향후 AI 인프라 투자 기조를 흔들림 없이 유지하겠다는 명확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로써 그간 시장을 짓눌렀던 ‘AI 투자 피크아웃(고점 통과)’ 우려가 해소되었고, 국내외 반도체 업종 전반에 강력한 온기가 퍼져나갔다.
여기에 최고경영자의 적극적인 행보도 주가에 묵직한 신뢰를 더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전날 SK하이닉스 보통주 3620주를 장내 매수한 사실이 공시를 통해 알려진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최고 수장이 직접 주주가치 제고와 책임경영의 의지를 행동으로 증명해 보인 점이 투자자들의 심리를 크게 자극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거대 반도체 투톱의 맏형 격인 SK하이닉스의 상한가 행진은 관련 계열사와 파생 상품 시장으로도 온기를 고스란히 옮겨갔다. SK하이닉스 지분을 약 20% 보유한 SK스퀘어가 장중 상한가에 진입했고, 지주사인 SK 역시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며 동반 질주했다. 아울러 SK하이닉스 주가 상승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 역시 장중 50% 넘게 치솟으며 뜨거운 열기를 실감케 했다.
이날 또 다른 반도체 거인인 삼성전자 역시 훈풍을 비켜 가지 않았다. 같은 시각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8.02% 급등한 26만 5500원에 거래되며 26만 원선을 가볍게 돌파했다. 반도체 업황 전반의 체질 개선과 실적 개선 기대감이 겹치면서 두 종목이 나란히 역사적인 시세를 연출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반도체주 폭등은 단순한 단기 수급 유입을 넘어 글로벌 빅테크의 확실한 투자 방향성과 국내 기업들의 독보적인 기술 경쟁력이 시너지를 낸 결과”라며 “당분간 반도체 섹터가 국내 증시의 상승 랠리를 강력하게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