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장 초반부터 거센 매도 폭탄을 맞으며 6300선으로 주저앉은 가운데, 증권가에서도 코스피 눈높이를 대폭 낮춰 잡고 있다. 다만 현재 지수대가 역사적으로 극심한 저평가 구간에 진입한 만큼, 패닉 셀링보다는 향후 반등 여력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함께 나온다.
■ 장 초반 3%대 폭락… 외인·기관 ‘팔자’에 6300선 턱걸이
3일 한국거래소 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68%(242.41포인트) 폭락한 6353.04를 가리키고 있다. 장 개장 직후에는 투매가 몰리며 6231.66까지 추락하기도 했으나, 이후 개인 매수세가 유입되며 낙폭을 다소 줄인 상태다.
수급을 살펴보면 개인 투자자들이 1조 9776억 원어치를 쓸어 담으며 지수 방어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 3623억 원, 6623억 원의 대규모 물량을 집어 던지며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국내 증시를 견인하는 시가총액 최상위 종목들도 일제히 파란불을 켰다.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6.67%, 5.82% 급락 중이며, 삼성생명(-6.74%), LG에너지솔루션(-4.57%), 삼성전자우(-4.03%), 삼성바이오로직스(-3.57%) 등도 깊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기(+7.36%)와 현대차(+0.52%) 등 일부 종목만이 상승장을 연출 중이다.
코스닥 지수 역시 같은 시각 전장 대비 1.28%(9.07포인트) 내린 696.78로 밀리며 700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개인이 613억 원을 순매수하고 있으나 외국인(184억 원)과 기관(464억 원)의 쌍끌이 매도세에 고전하고 있다.
■ 대신증권, 2026년 코스피 목표치 1만1500 → 9300선 ‘대폭 하향’
이처럼 증시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대신증권은 3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2026년 코스피 타깃(목표치)을 기존 1만 1500선에서 9300선으로 약 19%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글로벌 채권 금리의 오름세와 향후 추가적인 금리 인상 리스크를 선반영하여 국내 증시의 적정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보수적으로 재산정한 결과다. 구체적으로 반도체 업종의 목표 주가수익비율(PER)을 기존 8배에서 7배로 낮췄으며, 비반도체 업종 역시 금리 변수와 가파른 실적 상향 조정 추이를 반영해 목표 PER을 15배에서 11배로 하향했다.
■ “사상 초유의 저평가 국면… 반등 탄력 기대할 만”
목표치는 낮아졌지만, 역설적으로 현재 코스피 지수는 기술적·가치적 측면에서 과도한 ‘바닥’ 구간에 진입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과 경기가 긍정적인 사이클을 그리는 국면에서 지수가 고점 대비 30% 이상 폭락한 것은 사상 초유의 사태”라며,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PER은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4.7배까지 추락해 극단적인 저평가 영역에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최근 시장을 짓누르던 악재들도 점차 해소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7월 폭락장의 도화선이 됐던 글로벌 AI 반도체 불확실성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인텔 등 빅테크 기업들이 2분기 호실적을 통해 AI 수익성을 증명하면서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또한 시장을 위협하던 중국발 메모리 반도체 공급 리스크에 대해서도 “단기간에 기술 격차나 병목 현상을 해소하고 점유율을 뺏어갈 것이란 우려는 과도하다”고 일축했다.
전문가들은 증시에 낀 과도한 레버리지(빚투) 물량이 최근 급락을 거치며 상당 부분 해소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특별한 호재가 없더라도 시장의 공포 심리가 진정되고 수급이 꼬인 부분만 풀린다면 강한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며, 코스피가 6500~6800선 지지에 성공할 경우 밸류에이션 정상화 과정을 거쳐 1차적으로 8200선(선행 PER 7배), 궁극적으로는 목표치인 9300선(선행 PER 8배)까지 회복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