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한 동물원에서 생활 중인 희귀 백사자 남매 ‘루카’와 ‘루나’가 마치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실사판을 보는 듯한 사랑스러운 외모로 전국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아픈 가족사를 딛고 사육사들의 헌신적인 보살핌 속에 폭풍 성장한 이들 남매는 곧 어엿한 맹수로서의 독립을 앞두고 있다.
■ 전 세계 200마리 희귀종… 해외서도 보러 오는 ‘디즈니 실사판’
전 세계적으로 200여 마리, 국내에는 10마리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백사자는 그 자체로 엄청난 희귀종이다. 지난해 8월 대구 동물원에서 태어난 루카와 루나 남매는 눈부신 하얀 털과 맑은 눈동자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으며 동물원의 최고 인기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그 귀여운 자태에 반해 해외에서까지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을 정도다.
■ 지하실 7년 방치의 비극… 사육사들의 100일 밤샘 ‘인공 포육’
이들 남매의 탄생 이면에는 가슴 아픈 사연이 숨겨져 있다. 루카와 루나의 부모 사자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이전 동물원의 파산으로 인해 무려 7년간 햇빛 한 줌, 바람 한 점 없는 지하실에 갇혀 지내다 구조됐다.
극심한 스트레스와 열악한 환경 탓이었을까. 어미 사자는 비가 쏟아지던 출산 당일, 갓 태어난 새끼들을 진흙탕 속에 방치한 채 돌보지 않았다. 심지어 함께 태어났던 셋째 ‘루씨’는 허약하게 태어나 치료를 받았음에도 결국 사자별로 떠나고 말았다.
남은 두 생명을 살리기 위해 전근배, 정상용 사육사를 비롯한 동물원 관계자들이 직접 나섰다. 사육사들은 생후 100일 가까운 시간 동안 24시간 대기하며 밤낮없이 매달렸다. 2~3시간 간격으로 분유를 먹이고 배변을 유도하는 것은 물론, 아기 사자들의 잠투정까지 받아주는 지극한 ‘인공 포육’ 끝에 남매를 건강하게 살려냈다.
■ 사람 나이 9세, 이제는 “밀림의 왕”으로 독립 준비
사육사들의 품에서 애교를 부리며 자란 루카와 루나는 현재 사람 나이로 치면 초등학교 2학년(9세) 정도의 장난꾸러기로 성장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사육사의 품에 안겨 지낼 수는 없다. 맹수인 사자가 사람의 손길을 온전히 탈 수 있는 시기는 생후 약 1년 남짓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에 대구 동물원 측은 훌쩍 자란 남매가 본연의 야생성을 찾고 독립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새로운 전용 보금자리를 지으며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루카와 루나의 엄마 아빠를 자처했던 사육사들은 “크게 아프지 않고 잘 자라줘서 고맙다”며 “앞으로 더 건강하고 용감한 모습으로 밀림의 왕답게 지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애정 어린 응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