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를 이끄는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이하 ‘삼전닉스’)의 단기 주가 향방이 결정될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최근 D램 가격 상승 둔화 우려와 중국의 공격적인 증설 소식으로 박스권에 갇힌 삼전닉스가 반등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 해답은 바로 내일부터 줄줄이 예정된 글로벌 빅테크 및 반도체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에 있다.
■ 샌디스크 실적 발표 임박… “제2의 570% 폭등 랠리 재현될까?”
시장 전문가들이 가장 주목하는 지표 중 하나는 낸드플래시 업계의 대표 주자인 샌디스크(SanDisk)의 실적이다. 샌디스크는 오는 5일 장 마감 후(한국 시간 6일)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샌디스크의 실적과 향후 가이던스는 삼성전자의 낸드 사업 수익성 회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강력한 선행 지표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기술적 분석으로 보면 샌디스크 주가에는 심상치 않은 반등 신호가 포착됐다. 7월 마지막 거래일 기준 샌디스크 주가는 6월 고점 대비 약 48% 하락한 1,214.83달러로 마감하며 일간 상대강도지수(RSI)가 33 부근까지 내려앉았다. 이는 주가가 바닥을 다진 뒤 무려 570% 이상 치솟았던 지난 2025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과거의 폭발적인 상승 랠리 직전과 매우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실적 전망도 밝다. 회사가 제시한 매출 전망치는 전 분기 대비 최대 39% 증가한 77억 5,000만 달러~82억 5,000만 달러 선이며, 최근 네 분기 연속 월가 예상치를 웃도는 주당순이익(EPS)을 기록해 왔다. 골드만삭스 역시 낸드플래시 공급 부족 사태를 근거로 샌디스크의 목표주가를 기존 1,200달러에서 2,200달러로 대폭 상향 조정한 상태다.
다만 변수는 남아있다. 2026년 하반기 재고 과잉으로 인한 수익성 압박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이번 실적 발표와 8월 13일로 예정된 투자자의 날에서 어떤 가이던스가 나오느냐에 따라 폭등과 추가 하락(피보나치 78.6% 되돌림 선인 942.89달러)의 갈림길에 서게 될 전망이다.
■ 팔란티어·AMD가 증명할 ‘AI 슈퍼 사이클’ 지속 여부
샌디스크와 더불어 팔란티어, 그리고 AMD의 실적 발표 역시 삼전닉스의 주가를 흔들 핵심 변수다. 5일 발표될 AMD의 실적은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사이클이 여전히 건재한지 확인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만약 AMD가 시장의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 공격적인 AI 투자 청사진을 제시한다면, 이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폭증에 대한 기대감으로 직결된다. 이 경우 HBM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투자 심리는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
■ 창신메모리 악재 뚫고 전고점 갈까? “결국 열쇠는 빅테크가 쥐고 있다”
최근 국내 증권가에서는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대규모 공장 증설 검토 소식 등으로 인해 D램 가격 상승 폭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었다. 이 때문에 삼전닉스가 단기간에 전고점을 탈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도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돌파구는 명확하다. 내일을 기점으로 발표되는 AMD의 AI 모멘텀 확인과 샌디스크의 낸드 업황 장밋빛 전망이 맞물린다면, 글로벌 자금은 다시 한번 국내 반도체 투톱을 향해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이들 기업이 시장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다면 실망 매물이 쏟아지며 주가 하락을 면치 못할 것이다.
‘폭락이냐 폭등이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투자자들의 운명을 가를 글로벌 증시의 시곗바늘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