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세제 개편안을 향한 조세 저항 심리가 거세지자, 정부가 서둘러 보완책 마련에 돌입했다. 종합부동산세 및 양도소득세와 관련해 국민적 불만이 빗발치는 가운데, 다가오는 13일 전후로 시장에 파급력을 미칠 추가 주택 공급 대책이 예고되어 부동산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민심 폭발한 세제 개편안… 쏟아지는 불만에 “실거주 예외 요건 확대 검토”
9일 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4일 입법예고가 시작된 종부세법 개정안에는 벌써 2,500건이 넘는 의견이 쇄도했다. 양도소득세 개편안이 포함된 소득세법 개정안 역시 1,600건 이상의 의견이 접수되며 뜨거운 논란을 빚고 있다.
국민들의 가장 큰 반발을 사고 있는 대목은 ‘실거주 의무’에 따른 과세 부담이다. 개편안은 1주택자라 할지라도 실제 거주하지 않을 경우 종부세와 양도세 부담을 대폭 상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는 취학, 이직, 전학, 부모 봉양 등의 사유에 한해서만 최대 3년까지 거주 기간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육아 및 가족 돌봄을 위한 이주(예: 조부모의 손주 양육) 등도 예외 사유에 포함해 달라는 목소리가 높다. 또한, 취학 목적의 예외 인정 범위가 ‘고등학교 및 대학교’로 한정되어 있어 초·중학생 학부모들의 불만이 크고, 인정 기간 역시 초·중·고 교육 과정(12년)에 비해 3년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대해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최근 MBC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기본 인정 기간은 3년이지만, 불가피한 예외 상황에 대해서는 국민의 의견을 경청해 최대한 긍정적으로 재검토하겠다”며 보완 가능성을 시사했다.
■ “1주택이야, 각각 9억이야?”… 부부 공동명의 종부세 셈법 비상
부부 공동명의로 1주택을 소유한 가구들의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내년도 세제 개편안에 따르면, 1세대 1주택 실거주자의 종부세 기본공제 금액은 14억 원으로 상향되지만, 부부 공동명의자는 원칙적으로 1세대 1주택자 혜택(장기보유 특별공제 등)에서 배제된다. 인별 과세 원칙에 따라 부부가 각각 9억 원씩 공제를 받기 때문이다. 1주택자 특례를 적용받으려면 별도의 신청 절차를 거쳐야 한다.
여기에 과세표준을 산정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이 내년 70%에서 2028년 다주택자 기준 80%까지 오르게 되면서 계산은 더욱 복잡해졌다. 1세대 1주택 특례를 포기한 부부 공동명의자는 향후 80%의 비율을 적용받게 될 공산이 크다.
과거에는 고령자·장기보유 세액공제가 최대 80%까지 가능해 고가 주택(기준시가 20억 5,000만 원 초과)의 경우 1주택 특례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했다. 하지만 개편안에서 세액공제 한도가 2027년 800만 원, 2028년 600만 원으로 축소되면서, 2028년부터는 공시가격 32억 원을 초과하는 초고가 주택의 경우 오히려 부부 공동명의를 유지하는 것이 세금 부담을 줄이는 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토지거래허가구역 ‘세 낀 집’ 유예 연장… 13일 추가 공급 대책 ‘주목’
정부는 기존 정책과의 충돌을 막기 위한 규제 완화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이른바 ‘세 낀 집(임대차 계약이 남아있는 주택)’에 대한 실거주 의무 유예 특례가 연장될 전망이다.
현재 토지거래허가구역(서울 전역 및 경기 15개 시·구)에서 주택을 매입하면 4개월 이내에 직접 입주해야 하지만, 임대차 기간이 남은 주택의 거래가 묶이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무주택 매수자에 한해 실거주 의무를 유예해주고 있다. 정부는 이 유예 조치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완화 시점인 2028년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며, 9월 이후 공식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시장의 최대 관심사인 ‘추가 주택 공급 대책’은 오는 13일을 전후로 베일을 벗는다. 정부는 무리하게 신규 공급 목표 숫자를 늘리기보다는, 서울 준공업지역 2만 7,000가구 공급 등 기존 계획된 물량이 실제 착공과 입주로 신속히 이어질 수 있도록 금융·세제 지원과 제도 개선을 총망라한 ‘실행력 강화’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