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영(본명 안하영)의 집안을 둘러싼 과거사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증조부의 친일 행적 의혹에 이어, 이번에는 친할아버지가 과거 한센인들에 대한 참혹한 인권 유린이 자행됐던 국립소록도병원에서 의사로 근무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파장이 일고 있다.
10일 하영의 소속사 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 측은 “하영의 조부는 고(故) 안부호 가톨릭대 의과대학 주임교수가 맞다”고 공식 확인했다.
안 교수는 지난 1949년부터 1953~1954년 무렵까지 소록도 병원에서 한센병을 연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의 핵심은 안 교수가 근무했던 시기가 소록도 병원 역사상 가장 끔찍한 인권 침해가 벌어졌던 이른바 ‘김상태 원장(1948~1954년)’ 재임 기간과 겹친다는 점이다.
2005년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한센인 인권 실태조사’에 따르면, 해당 기간 소록도 병원에서는 한센인 1191명을 대상으로 강제 단종(정관수술)과 낙태가 시행됐다. 환자 가슴에 침을 꽂아 골수에서 나균을 검출하는 잔혹한 실험도 진행됐으며, 이 과정에서 극심한 고통을 겪다 숨진 환자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환자들의 사체는 유족 동의 없이 해부학 실습에 쓰이기도 했다.
다만, 하영의 조부인 안부호 교수가 이 같은 인권 침해에 직접 가담했는지 여부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안 교수의 구체적인 업무 내용이나 당시의 불법적 실험과의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자료는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은 상태다.
하영 일가의 과거사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에는 증조부인 안상호의 친일 논란이 불거지며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1902년 한국인 최초로 일본 의사자격증을 취득한 안상호는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에 ‘내선일체의 모범사례’로 소개됐으며, 이완용·송병준 등 대표적 친일파들이 몸담았던 친일단체 ‘대정실업친목회’에 참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소속사 측은 “친일 의혹 관련 온라인상에 알려진 내용 중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며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안상호가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되거나 독립운동을 방해한 주도적 행위 기록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잇따른 가족사 논란 속에서도 하영의 본업 행보는 계속된다. 하영은 지난 5일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열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로맨틱 코미디 시리즈 ‘이런 엿같은 사랑’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하영이 기억상실에 걸린 검사 ‘고은새’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해당 작품은 오는 7일 공개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