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친일 후손’ 배우 하영 결국 방송계 퇴출

2026년 8월 12일   김주영 에디터

‘4대째 의사 가문’ 출신임을 자랑하며 화제를 모았던 배우 하영(본명 안하영)이 증조부의 친일 행적 논란으로 인해 거센 후폭풍을 맞고 있다. 광복절을 불과 며칠 앞두고 역사 인식 부재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방송·광고계의 이른바 ‘손절’ 러시가 이어지며 사실상 퇴출 수순을 밟고 있다.

■ 흔적 지우기 나선 방송·광고계… 넷플릭스 신작 인터뷰도 전격 취소

12일 방송 및 광고계에 따르면, 하영이 출연했던 프로그램과 참여했던 광고들이 줄줄이 비공개 처리되고 있다. 먼저 논란의 시발점이 되었던 KBS2 예능 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 측은 방송사의 요청에 따라 하영의 출연분 다시보기(VOD) 서비스를 전면 중지했다.

트렌드와 여론에 가장 민감한 광고계 역시 즉각 대응에 나섰다. 의류 브랜드 ‘아티드’는 하영을 모델로 내세웠던 광고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서 비공개로 전환했으며, 삼성전자가 지난 2025년 진행한 ‘삼성 아트 TV’ 광고 영상 역시 자취를 감췄다. 정확한 사유를 밝히진 않았으나, 대중적 공분이 커지자 브랜드 이미지 타격을 우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또한,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를 ‘독립운동가’로 소개했던 안양시의 공식 블로그 게시물마저 비공개 처리됐다. 해당 글에는 안상호에 대해 “자신의 영역에서 독립운동을 펼친 인물”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으나, 친일 단체 활동 이력이 드러나며 결국 삭제 조치됐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하영 본인의 공식 활동에도 제동이 걸렸다. 하영은 당초 오는 14일 넷플릭스 신작 ‘이런 엿같은 사랑’과 관련한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이번 사태에 대한 부담감으로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 ‘4대 의료 가업’ 자랑이 쏘아 올린 친일파 논란

사태의 발단은 하영 본인의 입에서 시작됐다. 그는 지난 7일 방송된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 등 여러 인터뷰를 통해 “증조할아버지는 양의학을 일본에 가서 배워오시고 한양에 개원하신 첫 의사”라며, 증조부부터 언니에 이르기까지 4대째 의료계에 종사하는 집안의 내력을 자랑스레 밝혔다. 초기에는 이른바 ‘금수저’ 배경으로 긍정적인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곧바로 역사적 진실이 파헤쳐지며 분위기는 반전됐다. 1902년 일본 도쿄 자혜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한 증조부 안상호가 일제강점기 당시 대표적 친일 단체로 꼽히는 ‘대정친목회’의 평의원 명단(1916년)에 이름이 올라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또한 1918년 조선총독부 기관지인 매일신보에는 안상호가 일본인 아내와 결혼해 일본식 생활 방식을 따르고 있다는 기사까지 재조명됐다.

여기에 조부인 고(故) 안부호 교수가 소록도 병원에서 한센병을 치료했다고 밝힌 부분도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국립소록도병원은 일제강점기 시절 한센인들을 상대로 강제 격리와 감금, 강제 노역, 단종(정관수술) 및 낙태 강요 등 끔찍한 인권 유린이 자행되었던 아픈 역사가 있는 곳이기에 대중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 하루 만에 말 바꾼 소속사… 눈치 없는 ‘선생’ 호칭에 분노 활활

논란 초기 하영의 소속사 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는 “사실무근”이라며 친일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관련 사료와 증거들이 잇따라 터져 나오자, 불과 하루 만에 입장을 번복하고 고개를 숙였다.

소속사 측은 “추가 확인 결과 증조부 안상호 선생이 1916년 대정친목회의 평의원 명단에 이름이 올라있는 기록이 실제로 존재함을 확인했다”며 “충분한 검증 없이 성급히 답변하여 혼란을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사과문조차 거센 역풍을 맞았다. 친일 행적이 확인된 인물에게 ‘선생’이라는 호칭을 사용한 점, 그리고 논란을 자초한 배우 본인이 직접 나서서 사과하지 않고 소속사 뒤에 숨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제81주년 광복절을 불과 며칠 앞둔 시점에 불거진 논란인 만큼, 역사적 상처를 건드린 하영을 향한 대중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KBS2 ‘닥터 프리즈너’로 데뷔해 점차 얼굴을 알리며 빛을 보려던 배우 하영. 자신이 그토록 자랑스러워했던 ‘가문의 이름’이 결국 스스로의 발목을 잡는 거대한 족쇄가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