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도 현금 주세요” SK하이닉스 통합노조 출범 예정

2026년 8월 12일   김주영 에디터

SK하이닉스 내 전임직(생산직)과 기술 사무직을 아우르는 거대 ‘통합노동조합’의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흩어져 있던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결집해 사측과의 교섭력을 극대화하고, 특히 초과이익분배금(PS) 등 성과급 제도의 일방적 개편을 막아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출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통합노조 설립추진위원회(통합노조TF)는 지난 8일 고용노동부에 노조 설립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이르면 이날 정식 노조로 출범할 예정이다. 공식 출범을 앞둔 통합노조의 가입 조합원 수는 이날 기준 이미 1,250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이천과 청주의 전임직 노조, 그리고 기술 사무직 노조 등 3개의 복수노조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사측과 개별적으로 교섭을 진행하다 보니 구성원들의 요구가 분산되고 협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내부에서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에 통합노조TF는 전체 구성원 약 3만 5000명 중 절반이 넘는 1만 8000명 이상의 조합원을 확보해 교섭 대표권을 갖는 ‘과반 노조’ 지위를 쟁취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통합노조는 기존 노조와의 차별화를 꾀하며 새로운 운영 방식을 내세웠다.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 등 상급단체에 가입하지 않는 100% 독립 노조를 표방하며, 대의원 중심이 아닌 조합원 전원이 동일한 투표권을 갖는 직접 민주주의 방식을 지향한다.

또한, 투명한 노조 운영을 위해 협상 과정과 회의록을 구체적인 수치와 함께 전면 공개할 방침이다. 특히 위원장 및 집행부가 노조의 이름을 빌려 정치적 활동을 할 경우 즉시 탄핵할 수 있는 ‘정치 활동 금지 규약’을 명시해 순수하게 근로자의 권익 향상에만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단연 ‘성과급(PS)’ 문제다. 최근 업계 안팎에서 성과급을 현금이 아닌 주식으로 지급하려는 움직임이 일자 이에 대해 강력한 제동을 예고했다.

통합노조TF 측은 “장기 적용을 전제로 합의된 초과이익분배금(PS)을 주식으로 바꾸려는 시도는 근로자에게 불리한 취업규칙 변경에 해당할 수 있다”며, “근로기준법에 따른 집단적 동의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적법한 절차를 통해 이를 철저히 막아내겠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행보는 최근 삼성전자 초기업노동조합 측에 자문을 구한 것과도 무관치 않다. 양사 노조 간의 연대 가능성도 열려있어, 향후 반도체 업계 전반의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제도 개편 논의에 공동 대응하며 교섭력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통합노조가 당장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테이블에 직접 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사측과 기존 3개 노조 간의 릴레이 교섭(6차)이 이미 전날부터 이날 새벽까지 진행되는 등 절차가 상당 부분 진척되었기 때문이다.

통합노조 측은 교섭단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교섭 참관이나 공식적인 의견 전달 등 가능한 모든 방식을 동원해 올해 협상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도체 호황기를 맞아 성과 보상에 대한 직원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가운데, 새롭게 출범하는 SK하이닉스 통합노조가 사측과의 힘겨루기에서 어떤 결과를 이끌어낼지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