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영이 증조부의 친일 행적 논란과 관련해 중국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던 사과문을 돌연 삭제하며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14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 따르면, 하영은 이날 오후 1시경 중국의 대표적인 SNS 플랫폼인 ‘샤오홍슈’에 게재했던 사과문을 삭제했다.
앞서 하영은 지난 12일 긴 침묵을 깨고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필 사과문을 올렸으며, 이와 동시에 샤오홍슈에도 동일한 내용의 사과문을 게재한 바 있다. 국내에서 워낙 파장이 컸던 터라 중국 SNS 게재 사실은 뒤늦게 알려졌으나,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비난 댓글이 수백 개 이상 달리며 여론이 악화됐다. 이를 의식한 듯 하영은 돌연 샤오홍슈의 사과문만 삭제했다. 현재 인스타그램 사과문은 그대로 남아있는 상태다.
대중들은 하영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굳이 사서 일을 벌인다”며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애초에 중국 SNS에 사과문을 올리지 않았다면 삭제할 일도 없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는 이번 ‘친일 후손’ 논란이 점화된 과정과도 묘하게 닮아있다.
누구도 묻지 않았지만 하영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여러 방송과 인터뷰를 통해 “증조부가 양의학을 일본에서 배워와 한양에 최초로 개원한 의사이며 고종 황제를 진료했다”고 자랑스럽게 떠벌렸다. 그러나 누리꾼들의 추적 결과, 그의 증조부는 일제 통치 기구인 이왕직 전의로 근무하며 식민 통치에 적극 협력했던 친일파 안상호로 밝혀졌다. 안상호 일가는 자녀들을 일본식으로 양육하는 등 극단적인 ‘내선일체’를 실천한 것으로 국사편찬위원회 우리역사넷에 기록되어 있다.
사태 초기 하영의 소속사 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는 “사실무근”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으나, 안상호가 1916년 친일 단체인 대정친목회 평의원으로 활동한 명백한 기록이 드러나자 하루 만에 입장을 번복했다. 소속사 측은 “충분한 검증 없이 성급히 답변해 혼란을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스스로 불러온 논란의 후폭풍은 거세다. 하영이 모델로 활동 중이던 전자 및 의류 브랜드의 광고 영상은 일제히 비공개로 전환됐고, 증조부를 언급했던 KBS2 예능 ‘옥탑방의 문제아들’ 해당 회차의 다시보기 서비스도 중단됐다. 또한, 넷플릭스 신작 ‘이런 엿같은 사랑’을 위해 촬영해 둔 홍보 콘텐츠 역시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게 됐다.
논란을 수습해야 할 시점에 이해하기 힘든 SNS 행보를 보이며 대중과 ‘기싸움’을 하는 듯한 모양새를 연출한 하영이 앞으로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