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장에서 도망치는 중” 상승하던 코스피 갑자기 급락 중인 심각한 이유

2026년 8월 18일   김주영 에디터

개장 초반 인공지능(AI)과 반도체 호재를 등에 업고 7100선을 돌파하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던 코스피가 갑작스럽게 급락세로 돌아서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발(發) 국채 금리 급등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면서 기관의 대규모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것이 지수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 7100선 내준 코스피, 기관 ‘매물 폭탄’에 하락 전환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49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6.74포인트(0.53%) 하락한 6941.20을 기록 중이다. 장 초반 2% 이상 급등하며 7100선 위에서 강세를 보이던 지수는 오전 11시 30분을 기점으로 급격한 우하향 곡선을 그리며 7000선 밑으로 주저앉았다.

수급 주체별로 살펴보면 외국인이 약 9300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홀로 지수 방어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기관과 개인이 각각 약 5200억 원, 약 3200억 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관 중에서도 금융투자가 무려 6117억 원의 순매도를 기록하며 하락장을 주도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5.86포인트(1.83%) 급락한 848.79를 나타내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700억 원, 1600억 원어치를 던지고 있으며, 개인 홀로 2400억 원을 순매수하며 물량을 받아내고 있다.

■ 미 국채 금리 급등·중동 지정학적 위기 고조가 ‘발목’
이처럼 국내 증시가 장중 급격히 얼어붙은 배경에는 대외적 악재가 자리 잡고 있다. 전날 뉴욕 증시는 미국과 이란의 임시 휴전 종료 소식으로 인해 지정학적 위기가 다시 고조되었고, 글로벌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연 4.726%까지 치솟으며 투자 심리를 억눌렀다.

그 여파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51% 하락한 5만3459.78로 마감했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0.52%)와 나스닥 지수(-0.32%) 역시 일제히 하락의 쓴맛을 봤다.

여기에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의 바스코 쿠르디아 연구고문이 ‘이코노믹 레터’를 통해 “현재 기준금리(3.50~3.75%)는 중립 수준보다 0.50~0.75%포인트 낮아 오히려 완화적”이라고 평가하면서,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시장의 부담감이 국내 대형주 전반의 매수세를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 ‘필라델피아 반도체 훈풍’ SK하이닉스는 웃었지만… 대형주는 줄하락
다만, 반도체 투톱의 희비는 엇갈렸다. 간밤 AI 챗봇 ‘클로드’ 개발사인 앤트로픽의 2분기 매출 급증 소식에 힘입어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6% 상승했고, 이 훈풍을 탄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2.01% 오른 167만 8000원에 거래되며 굳건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거시 경제의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1.28% 내린 27만 1000원에 거래 중이다. 이 밖에도 삼성전기(-4.11%), LG에너지솔루션(-3.92%), HD현대중공업(-3.82%), 두산에너빌리티(-3.39%), 현대차(-2.76%) 등 국내 주요 대형주들이 일제히 큰 폭의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삼성생명(+4.15%), SK스퀘어(+1.56%) 등 일부 종목만이 개별 호재로 상승세를 유지 중인 가운데, 오후 장에서도 기관의 매도세가 진정될지 여부가 증시 향방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