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재명 정부에서 삼성전자, 하이닉스에게 충격적인 제안을 했다

2026년 9월 3일   김주영 에디터

한전, ’25조 원’ 규모 5년 치 전기요금 선납 제안… 국가 반도체 전력망 투자 재원 확보 목적
기업엔 국고채보다 높은 파격적 이자율 보장… “한전채 절벽 막고 안정적 전력 공급” 윈윈(Win-Win) 전략

심각한 재무 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전력이 국내 반도체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총 25조 원 규모의 전기요금 선납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추가적인 빚(한전채)을 내지 않고도 국가 핵심 사업인 첨단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망 구축 비용을 적기에 충당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풀이된다.

▶ 25조 원 규모의 매머드급 선납 프로젝트, 어떻게 진행되나
최근 관련 소식통 및 내부 자료 등에 따르면, 한전은 삼성전자 측에 20조 원, SK하이닉스 측에 5조 원의 요금을 미리 납부해 줄 것을 공식 타진했다. 해당 금액은 두 기업이 지난해 납부한 전기요금을 기준으로 향후 5년(2027년~2031년) 치를 합산해 추산한 규모다.

지불 방식은 두 회사가 약 12개월에 걸쳐 매월 2조 원가량씩 분할 납부하는 형태가 거론된다. 한전은 이렇게 확보한 선납금에서 매월 발생하는 실제 전기요금을 차감해 나가며, 남은 잔액에 대해서는 6개월 단위로 이자를 쳐서 지급하게 된다. 지급될 이자는 현금 반환 대신 향후 전기요금 청구서에서 할인해 주는 방식이 유력하다.

▶ 현 정부 ‘3대 메가 프로젝트’ 성공을 위한 민관 공조
이번 방안은 현 이재명 정부가 국가 주력 과제로 내세운 ‘3대 메가 프로젝트(용인·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및 권역별 AI 데이터센터)’와 긴밀하게 맞물려 있다. 용인 클러스터의 조기 완공과 호남권 신설 등으로 막대한 추가 전력 수요(반도체 20.6GW, AI 데이터센터 7.9GW)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기존 72조 8,000억 원으로 계획되었던 전력망 투자 규모의 대폭적인 확대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정부와 한전은 지난 7월 초 메가 프로젝트 발표 직후 재정경제부 및 양사 관계자들과 면담을 가졌고, 이어 제안서를 전달했다. 7월 말에는 김동철 한전 사장과 삼성전자 DS부문 경영진이 직접 만나 선납제 및 송·변전망 구축 의제를 심도 있게 논의했으며, 청와대 보고를 거쳐 8월 중순에는 실무진 간 이자율 등 세부 조건 협의가 순차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 “기업은 안정적 전력망 구축+고금리 수익, 한전은 부채 부담 경감”
한전이 이처럼 이례적인 자금 조달 카드를 꺼내 든 핵심 배경은 210조 원을 훌쩍 넘긴 누적 부채와 내년 말로 다가온 ‘한전채 발행 한도 축소(발행 절벽)’ 위기 때문이다. 선납금을 통해 25조 원의 든든한 실탄을 마련하면 채권 발행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이는 시중 자금이 신용도 높은 한전채로만 쏠려 중소·중견기업의 자금 조달이 말라버리는 ‘구축 효과’를 예방하고, 전 국민적 전기요금 인상 압박도 늦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도체 업계 역시 이번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측에 국고채 2년물 금리보다 0.15%포인트 높은 파격적인 이자율을 약속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대규모 유휴 자금을 웬만한 정기예금보다 훌륭한 조건으로 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신규 공장 가동에 목줄이나 다름없는 ‘전력 인프라’가 지연 없이 안정적으로 깔린다는 점에서 거부하기 힘든 확실한 혜택이다.

한전은 이번 대규모 자금 유치를 원활하고 합법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제도적 장치인 ‘대규모 전기요금 선납 특례’ 규정을 새롭게 신설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