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지층 사이에서 통용되던 신조어를 직접 구사하면서 온라인과 정치권에 작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국가 원수의 공적 언어 사용을 둘러싸고 지지층의 열띤 호응과 함께 정치적 신중함을 지적하는 비판이 정면으로 맞붙는 양상이다.
SNS서 지지자 게시물 공유… “좌아하게 말입니다” 발언 일파만파
1일 정치권 및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서 한 지지자가 작성한 게시물을 리트윗하며 “많이들 함께해주세요. 좌아하게 말입니다”라는 짤막한 메시지를 덧붙였다.
이 대통령이 공유한 원본 게시물은 현 정부 출범 1년간의 정책 및 국정 활동을 일반 시민들이 아카이빙한 프로젝트를 다룬 내용이었다. 해당 작성자는 관련 기록 건수가 200건을 넘어섰음을 전하며 네티즌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한 바 있다.
‘우아하게’ 대신 ‘좌(左)아하게’… 진영 색채 띤 은어 배경은?
이번에 세간의 시선을 사로잡은 핵심은 바로 이 대통령이 사용한 ‘좌아하게’라는 단어의 정체다. 이 표현은 최근 이 대통령을 지지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공간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쓰이던 내부 은어로 확인됐다.
‘품격과 기품이 있다’는 뜻의 표준어 ‘우아(優雅)하다’에서 첫 글자를 정치적 성향을 뜻하는 ‘우(右)’로 위트 있게 해석한 뒤, 이를 진보·좌파 진영을 상징하는 ‘좌(左)’로 치환해 만들어낸 합성어다. 즉, 지지자들 특유의 진영 정체성을 드러내며 ‘품격 있게 토론하고 행동하자’는 의미로 소비되던 인터넷 유행어가 대통령의 육성(SNS)을 통해 공론장으로 전면 노출된 셈이다.
지지층 “소통 만점” vs 여론·야권 “대통령 언어로는 부적절”
대통령이 지지층의 은어를 직접 입에 올리자 열성 지지자들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해당 게시글에는 “대통령이 커뮤니티 흐름까지 꿰뚫고 계신다”, “대통령의 뜻대로 좌아하고 품격 있게 논쟁하겠다”는 등의 옹호성 댓글이 잇따랐다.
반면, 국가수반의 정제되지 않은 언어 선택에 대한 우려와 반발도 만만치 않다. 한 누리꾼은 “대통령의 발언은 국내 유권자뿐 아니라 외신과 국제사회도 주목하는 공식적인 텍스트”라며 “진영 색채가 짙은 인터넷 커뮤니티 조어를 최고지도자가 공공연하게 차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꼬집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좌아하게’라는 말을 썼다”고 짚으며 “정신적으로 온전치 못한 지도자가 국가를 이끌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이 몹시 위태롭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대통령의 가벼운 SNS 소통 방식이 진영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당분간 대통령의 언어 품격을 둘러싼 여야 간 공방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