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초반 하락세를 그리며 불안하게 출발했던 코스피 시장이 극적인 반전 드라마를 연출하고 있다. 국내 증시의 심장인 반도체 대형주들이 강력한 매수세에 힘입어 수직 상승하면서 지수를 단숨에 끌어올리고 있다.
반도체 쌍두마차 맹활약… 6,800선 딛고 6,920선 돌파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2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88.28포인트(1.29%) 상승한 6,923.84를 기록했다. 이날 지수는 개장 직후 전 거래일보다 23.55포인트(0.34%) 내린 6,814.49로 출발하며 약보합세를 보였으나, 오전 11시를 넘어서면서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상승 흐름의 견인차는 단연 국내 대표 반도체 종목들이었다. 같은 시각 대장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5,500원(2.05%) 오른 27만 4,000원에 거래됐으며, SK하이닉스 역시 4만 원(2.25%) 급등한 181만 1,600원을 기록하며 지수 반등의 일등 공신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마이크론 ‘어닝 서프라이즈’와 역대급 반도체 수출이 쏜 신호탄
시장 분위기를 단번에 반전시킨 결정적인 배경으로는 글로벌 메모리 기업인 미국 마이크론의 호실적 발표와 국내 반도체 수출의 폭발적인 성장세가 꼽힌다.
마이크론은 30일(현지시간) 발표한 2026회계연도 4분기(6~8월) 실적에서 매출 542억 3,000만 달러를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113억 2,000만 달러) 대비 4배에 육박하는 폭발적인 수치이자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510억 7,000만 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성적표다. 이어 제시된 다음 분기 매출 전망치(가이던스) 역시 615억 달러 수준으로 시장 예상(570억 달러)을 크게 웃돌아 메모리 수요 회복에 대한 확신을 심어줬다.
여기에 국내 반도체 수출 지표도 힘을 보탰다. 산업통상자원부 집계 결과 지난 9월 반도체 수출 실적은 603억 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절반(49.9%)을 차지하며 역대급 기록을 세웠다. 물량 확대와 더불어 메모리 고정거래 가격의 상승세가 맞물린 결과다.
“우려는 지나쳤다”… HBM4 모멘텀 타고 2027년까지 랠리 지속 기대
증권가에서는 그동안 국내 반도체 기업들을 짓눌러왔던 비관론이 과도했다는 분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규격 논란과 환율 하락 변수 등으로 제기됐던 단기 실적 둔화 우려는 범용 D램의 공급자 우위 구조와 고용량 eSSD 가격 강세 덕분에 충분히 상쇄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주요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HBM4 출하를 본격화하며 D램 내 비중을 15% 안팎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장기 계약을 토대로 고부가가치 HBM 중심의 실적 견인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최근 품질 이슈를 겪었던 SK하이닉스 역시 3분기부터 HBM4 공급 물량이 증가세로 돌아선 데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장기 계약이 잇따르고 있어 성장세가 확고하다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론의 깜짝 실적은 10월 중순부터 시작될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시즌을 앞두고 시장의 투자심리를 되살리는 기폭제가 됐다”며 “인공지능(AI) 수요의 견고함이 확인되고 있는 만큼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국내 증시의 추가 반등 모멘텀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