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죽이려고 하나” 암살자(들) 불만인 사람들, 유해진 집 찾아갔다

2026년 10월 2일   김주영 에디터

고(故)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모티브로 삼아 거센 역사 왜곡 공방이 일고 있는 영화 ‘암살자(들)’의 파문이 주연 배우 개인의 사생활 공간까지 위협하는 초유의 사태로 치닫고 있다. 작품에 반발해 온 일부 세력이 주연을 맡은 배우 유해진의 자택 앞에서 시위를 벌이겠다고 예고하면서 도를 넘은 집단행동이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배우 쫓아내겠다” 자택 앞 집회 예고… 진위는 미확인

1일 주요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영화 ‘암살자(들)’의 주연 배우 자택 인근에 옥외집회 접수를 마쳤다는 취지의 게시물이 게재돼 논란에 불을 지폈다.

해당 글을 올린 작성자는 “주연으로 출연한 배우 유해진의 집 앞을 집회 장소로 지정해 신고를 끝마쳤다”며 “실제 집회를 진행해 소속사 측이 배우의 거처를 옮기게 만들 것이며, 도망치는 모습을 증명해 보이겠다”는 위협성 발언을 남겼다.

글과 함께 첨부된 옥외집회 신고서 서식에는 집회의 성격으로 ‘유해진 규탄 및 제작사 규탄’이 적시됐으며, 참여 인원 20명에 이달 3일부터 30일까지 한 달가량 집회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 적혀 있었다. 다만 해당 서류가 관할 경찰서 등 공식 행정기관에 정상적으로 제출되어 인가를 받았는지 여부는 현재까지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도 넘은 사적 보복”… 싸늘한 여론과 역풍 조짐

배우의 개인 거주지까지 찾아가 집단적인 압박을 가하겠다는 움직임이 알려지자 대다수 누리꾼은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예술 창작물에 대한 불만을 왜 배우의 일상과 가족이 머무는 자택까지 찾아가 푸느냐”, “사람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가려는 선 넘은 행위”, “감독이나 제작사와의 토론도 아니고 배우를 상대로 한 과도한 스토킹성 집회는 대중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 “오히려 정당한 비판마저 퇴색시키는 최악의 역풍이 불 것”이라며 자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시사회 참석 동료 배우들에게도 ‘악플 세례’… 걷잡을 수 없는 과열

이번 논란의 여파는 주연진을 넘어 VIP 시사회에 방문해 응원 메시지를 보낸 동료 연예인들에게까지 무차별적으로 튀고 있다. 영화를 관람한 뒤 호평과 지지 의사를 밝혔던 배우 이영애, 김고은, 박병은 등의 개인 SNS 채널에는 영화 추천을 문제 삼는 비난 댓글이 빗발치는 상황이다.

특히 김고은이 남긴 “현재에 대해 깊은 고마움을 느끼게 한 작품”이라는 소감을 두고 일부 네티즌들이 역사적 인식을 지적하며 공세를 펴는 등 영화를 둘러싼 갈등이 문화계 전반의 ‘사상 검증’ 양상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허진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 등이 호흡을 맞춘 영화 ‘암살자(들)’은 1974년 발생한 국립극장 피격 사건의 가설과 정치적 배경을 추적하는 미스터리 극영화다. 작품이 제기한 설정과 역사적 사실 사이의 괴리를 둘러싸고 시작된 공방이 배우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과 사생활 침해 위협으로 이어지면서, 문화계 안팎의 우려와 긴장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