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 기피 논란으로 20년 넘게 한국 땅을 밟지 못하고 있는 가수 유승준(48·미국명 스티븐 승준 유)이 한국 비자(사증) 발급을 거부한 정부 당국의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세 번째 행정소송의 항소심에서도 승소했다.
서울고법, 1심 판결 유지… “사증 발급 거부 취소하라” 유승준 손 들어줘
서울고법 행정8-2부(부장판사 김봉원·이영창·최봉희)는 2일 유씨가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를 상대로 제기한 사증 발급 거부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의 2심 선고기일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던 1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재판부는 법정에서 별도의 상세한 판결 이유를 구두로 밝히지는 않았다.
이번 판결은 유씨가 한국 입국 비자 발급을 재차 거부당한 뒤 주LA 총영사를 상대로 낸 통산 세 번째 법적 공방의 항소심 판결이다.
군 입대 공언 후 美 시민권 취득… 2002년부터 이어진 24년 입국 제한 잔혹사
1997년 가요계에 혜성처럼 등장해 전성기를 누리던 유씨는 공개적으로 군 복무 이행을 약속했으나, 2002년 1월 해외 공연을 명목으로 출국한 직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며 병역 의무에서 벗어났다.
당시 거센 사회적 공분이 일자 법무부는 출입국관리법을 적용해 ‘대한민국의 공공 안전이나 국가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유씨에 대한 전면적인 입국 금지 조치를 단행했다.
이후 세월이 흘러 만 38세가 된 2015년 8월, 유씨는 과거 재외동포법 규정(병역 기피 목적의 국적 상실자라도 만 38세 이후에는 체류자격 부여 가능)을 근거로 주LA 총영사관에 재외동포(F-4) 비자 발급을 신청했다.
대법원 파기환송 승소에도 거듭된 거부… 3번째 소송까지 이어진 긴 법적 공방
하지만 주LA 총영사관이 발급을 거부하면서 유씨의 기나긴 소송전이 시작됐다.
유씨는 첫 번째 소송에서 대법원 파기환송심 끝에 최종 승소 확정 판결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총영사관 측은 “병역 면탈 행위는 국익을 저해한다”는 이유를 들어 비자 발급을 재차 불허했다. 이에 유씨는 2020년 10월 두 번째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2023년 11월 대법원에서 다시금 최종 승소를 확정지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A 총영사관이 2024년 6월 세 번째로 사증 발급을 거부하자, 유씨는 그해 9월 또다시 처분 취소를 구하는 세 번째 행정소송을 법원에 냈다.
세 번째 소송을 심리한 1심 재판부는 작년 8월 “비자 발급을 불허함으로써 달성하려는 공익적 가치에 비해 유씨 개인이 입게 되는 불이익이 과도하게 크다”며 “비례의 원칙을 훼손한 재량권 남용에 해당해 위법하다”고 판시하며 유씨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그리고 이날 항소심 재판부 역시 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유씨의 입국 가능성은 다시 한번 법적 정당성을 확보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