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주무 부처의 수장인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회 공식 석상에서 국내 주거 시장의 핵심 축이었던 ‘전세 제도의 소멸’을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시대적 흐름으로 규정하며 세입자들의 주거 지형에 커다란 파장을 예고했다. 아울러 과열 양상을 보이던 서울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한풀 꺾이고 있어 늦어도 연말께는 주택 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도 함께 내놓았다.
“강남·용산 집값 이미 꺾였다”… 연말 주택 시장 안정세 진입 전망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은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최근 주택 시장 동향과 가격 전망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홍 장관은 시장 안정 시점을 묻는 질문에 “서울 핵심지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 일대의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이미 하락(마이너스)으로 돌아선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어 “수도권 여타 권역에서도 집값 상승폭이 뚜렷하게 둔화되는 추세가 관측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흐름이 지속된다면 올 연말 무렵에는 시장 가격 오름폭이 크게 줄어들며 상당 부분 안정을 찾을 것으로 내다본다”고 설명했다.
최근 주택 가격 불안의 본질적 요인에 대해서는 지난 몇 년간의 공급 공백을 거론했다. 홍 장관은 ‘집값 상승이 투기 수요 때문이 아닌 실수요자의 움직임이라는 지적에 동의하느냐’는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그 점에 동의한다”면서도 “근본적인 배경에는 지난 3년 동안 시장이 요구하는 수준의 주택 인허가와 공급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했던 구조적 누적이 자리잡고 있다”고 짚었다.
“전세 소멸은 메가트렌드”… 1인 가구 증가·사기 불안이 촉발
이날 국감장의 이목을 가장 집중시킨 대목은 전통적인 주거 형태인 전세 제도의 미래에 관한 발언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앞서 언급한 ‘전세 제도의 단계적 소멸론’에 대한 입장을 묻자, 홍 장관은 “주거 시장의 거대한 변화, 즉 하나의 메가트렌드로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전세 축소 현상의 가속화 배경으로 “나홀로 가구(1인 가구)의 가파른 증가세와 함께 최근 시장을 강타한 전세 보증금 사기 피해 등으로 인해 임차 시장의 수요 구조 자체가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전세 사기 위험으로부터 서민 주거를 지키기 위한 대책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신규 제도를 소개했다. 홍 장관은 “세입자의 보증금 불안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HUG 중심의 전월세안심신탁 제도를 적극 운용하고 있다”며 “세입자는 소중한 임차보증금을 안전하게 지키고, 집주인은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안전판을 계속해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연장 여부 “청약 열기 등 면밀히 따져 최종 결정”
한편, 올해 말을 기점으로 지정 기한이 만료되는 주요 도심 토지거래허가구역의 향방에 대해서도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홍 장관은 구역 해제 여부를 묻는 질의에 대해 “현장 지표를 살펴보면 토지거래허가제에 대한 시장의 관심과 유효 수요가 여전히 확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단순 거래량뿐 아니라 해당 지역의 청약 경쟁률 등 주택 시장 전반의 과열 요소를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있다”며 “시장 상황을 끝까지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다각적인 검토를 거쳐 최종 방침을 정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