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하락만 할 수도..” 오늘 코스피 하락을 심각하게 바라보는 이유

2026년 10월 7일   김주영 에디터

최근 코스피 시장의 급격한 변동성과 약세 흐름을 바라보는 금융투자업계의 시선이 한층 무거워지고 있다. 그동안 지수 하방을 든든하게 지지해 주었던 대표 반도체 기업들의 대규모 자기주식 매입 효과가 막바지에 다다른 데다, 글로벌 자금의 이탈 조짐까지 겹치면서 시장을 방어할 체력이 급격히 소진되고 있다는 경고음이 나온다.

든든했던 ‘자사주 방패막’ 소멸 임박… 삼성전자·SK하이닉스 매입 마무리

7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의 하락을 방어해 오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레이스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공시했던 매입 목표 수량(약 5,329만 주)을 이미 웃도는 5,580만 주(체결률 104.72%)를 확보했다. 계획된 총 매입 대금 15조 원 중 현재까지 집행된 금액은 14조 7,000억 원 수준으로, 남은 여력은 3,000억 원 안팎에 불과하다.

SK하이닉스 역시 속도전을 펼치며 종료 시점을 크게 앞당기고 있다. 공시 물량인 2,407만 주 가운데 1,885만 주를 사들여 달성률 78%를 넘어섰으며, 잔여 물량은 약 522만 주 수준이다. 지금과 같은 매수 추세가 이어질 경우 7~8거래일 안팎으로 매입이 완료될 것으로 보여, 당초 예정일이었던 11월 중순보다 한 달가량 빠르게 프로그램이 종료될 예정이다.

‘기타법인’ 매수세 급감… 홀로 남겨진 개인 투자자

두 대형주의 자사주 취득 마무리가 시장에 치명적인 이유는 직전까지 외국인과 기관의 쏟아지는 매물을 받아내던 주체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상장사의 자사주 매입은 시장 통계상 ‘기타법인’의 순매수로 집계된다.

실제로 일평균 1조 5,000억 원을 웃돌던 기타법인 순매수 규모는 최근 1조 원 수준으로 눈에 띄게 둔화됐다. 완충지대 역할을 하던 자사주 수급이 완전히 걷히게 되면,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공세를 온전히 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취약한 구조에 직면하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외국인의 매도 강도는 거세지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장중 5.3%대까지 치솟는 등 글로벌 긴축 부담과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확산하자, 외국인은 코스피 현물시장에서 하루에만 1조 7,000억 원이 넘는 물량을 쏟아내며 지수를 압박하고 있다.

글로벌 AI 투자 ‘한국 대신 대만’… 밸류에이션 격차 확대

대외적인 투자 매력도 저하 역시 코스피의 추가 하락을 부채질하는 요인이다.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글로벌 펀드매니저들 사이에서는 인공지능(AI) 밸류체인 투자처로 한국보다 대만 증시를 선호하는 기류가 뚜렷해지고 있다.

대만 시장은 설계(팹리스),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 통신 및 서버 장비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AI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는 반면, 국내 증시는 메모리 반도체 투톱 기업에 지나치게 쏠려 있다는 한계가 지적된다. 이익 성장의 성격 면에서도 대만 기업들이 폭넓은 출하량 확대에 기반하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 기업들은 단기적인 단가 상승 요인에 치중되어 있다는 평가다.

이러한 신뢰도 격차는 주가수익비율(PER) 등 밸류에이션 차이로 이어지며 한국 증시의 할인 요소(코리아 디스카운트)로 굳어지고 있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대형 반도체주의 자사주 매입이 끝나는 순간 지수를 지탱하던 실질적 하단 지지선이 사라진다”며 “그 이후부터는 해외 거시경제 변수와 외국인 자금 동향에 따라 지수 하락 압력이 이전보다 훨씬 거세게 작용할 수 있어 투자자들의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