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이 복합적인 대외 악재의 연쇄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거센 투매 공세 속에 무너져 내렸다. 중동 분쟁 격화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과 금리 인상 압박, 여기에 시장을 견인해 온 인공지능(AI) 열풍에 대한 피로감까지 겹치면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의 심리적 방어선이었던 6,400포인트가 맥없이 깨졌다.
6,400선 내준 코스피… 2달 만에 지지선 무너지며 ‘패닉셀’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39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직전 거래일 대비 233.41포인트(3.52%) 폭락한 6,392.52를 기록 중이다.
이날 지수는 전장보다 47.76포인트(0.72%) 내린 6,578.17로 하락 출발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매도 물량이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며 낙폭을 가파르게 키웠다. 코스피가 거래 도중 6,400포인트를 밑돈 것은 지난 8월 11일 이후 약 두 달 만의 일이다. 시장에서는 단기 지지선이 무너지자 공포에 질린 실망 매물이 쏟아지는 전형적인 패닉셀 양상이 연출됐다.
중동 분쟁·고유가·긴축 공포에 AI 과열론까지… 대외 악재 ‘트리플 펀치’
국내 증시를 짓누른 배경에는 대외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자리 잡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중동 지역의 군사적 충돌로 인해 에너지 공급 불안이 심화되면서 국제유가가 치솟았고, 이는 물가 상승 압력과 함께 각국 중앙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우려를 강하게 자극했다.
여기에 최근 글로벌 기술주 상승을 주도해 오던 인공지능(AI) 밸류체인에 대해 ‘단기 과열’ 논란이 제기되면서 투자 심리가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고물가와 고금리의 장기화가 기업 실적과 유동성을 죌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자 위험자산 기피 심리가 극대화된 것이다.
시총 상위주 줄줄이 급락… 대장주 삼성전자도 4%대 ‘비명’
대외 리스크의 직격탄은 국내 시가총액 최상위권 대형주들로 고스란히 향했다. 국내 증시를 이끄는 삼성전자는 4.58% 밀려난 25만 원에 거래되며 지수 하방 압력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반도체, 이차전지, IT 등 주요 업종을 대표하는 시총 상위 종목 대다수가 동반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증권가 관계자들은 “유가와 금리라는 매크로 변수가 여전히 불안정한 가운데 AI 분야의 수익성 검증 우려까지 맞물리며 지수 지지력이 약화된 상태”라며 “단기 변동성이 극대화된 구간인 만큼 지수의 추가 저점 확인 전까지는 무리한 저가 매수를 지양하고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당부했다.